안갯속의 풍경

- 작은소망

by 갈대의 철학

안갯속의 풍경

- 작은소망


시. 갈대의 철학[蒹葭]



달리는 차 안에선 겨울이 그리 쉽지 않고

여름날 새벽녘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하얀 너울대며 웃어 춤추는 고향이 그립습니다


마치 그 겨우내 피어올랐던

하얀 홍백 합의 흠 냄새에 흠뻑 취해버린 나머지

자욱한 안갯속의 풍경 속을 쉼 없이 거닐 듯합니다


하나둘씩 그려 기다란 낯선 이국의 사람들

이미 지쳐 네 어깨 위에 내려앉은

촛촛한 그림자 위에서는 빛바랜 넝쿨로 그립습니다


보고 싶다

그리고 아주 많이 그립다고 말하렵니다

그래도 작은 갈망 일지 몰라도

우리에게서 필요한 건 이 짤막한 말 한마디가

어쩌면 내 삶에 커다란 작은 부분으로 존재할지도 모른답니다


안갯속을 등지고 멀어지는 사람들 앞에 서서

어느 자욱한 저편에서 그리운 손 하나 뻗으면

안갯속으로 사라질지 모를

그 고운님을 그리는 것이

하나의 커다란 작은 소망으로 남습니다


내님의 적들로 인하여 그 고운님을 떠나보낸다면

어쩌면 멀지 않을 곳에 있지 않을 그대들이기에

풀 한 포기 벌레에 기대어 우는 소리조차

으레 가슴 조미며 울어 옛 살아갑니다.

[2017.10.4. 둔치에서 치악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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