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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adieu) 2024년

- 그날

by 갈대의 철학
석별의 정. 마에스트로 타임

아듀(adieu) 2024년

- 그날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아듀 2024

잘 가거라 24(年) 년아


너는 해마다 찾아오는

그날이 되어왔겠지만


나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날이 되고 싶구나


봄에 꽃필 때는 몰랐었지

화려한 꽃 속에

네가 무당 칼 춤 시위하듯

바람에 흩날리는

구름이 되어갔다는 것을


신록이 짙어가는

그해 뜨겁던 여름날에는

사랑할 때는 떠날 용기도 없었고


가을날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이별을 알아갔을 때

떠남을 너는 외면했었다


흰 눈 내리는

겨울 동장군 앞에

순간의 찰나에서


나는 모든 것이

잠시라도 얼어가는

얼음 속에 갇혀 버린

그 시간 속의 굴레에서


어느

지난 책갈피 속을

헤집다 발견한

행운의 네 잎 클로버 한 쌍에


추억의 소환은

너를 회자할 수 있는

올해가 아니기를 소원한다


잘 있거라

아듀 24(年) 년아


2024.12.15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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