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수
볼테기 매운탕
- 향수
시. 갈대의 철학
너는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시원함을 넘어
내 목젖에 넘기는 맛이
컬컬 칼칼하다 못해 맑고 통쾌하니 말이다
생김새에 얼굴은 모나고 삐쭉거리고
눈은 툭 삐져나와 놀란 듯하고
무얼 그리 훔쳐보느냐 하듯
볼 테면 봐라 하듯
그리하여 볼테기이었더냐
네 볼따구니에 볼살은 없어도
묵묵한 침묵 맛은 가히
천하 황진이보다
향내가 곱고 짙게 우러난다
말을 걸어온 듯하다
내 이름은 석자
네 이름도 석자
그래도 우리는 통하는 구석이 있다
서로 말은 못 하여도
네 모습에 반하지는 아니하였지만
너의 깊고 깊은 향수와
오랜 숙성되어 나오는
맛과 풍류를
어찌 잊을 수가 있으랴
소싯적
어머니 연탄 19개 아궁이에
골고루 석쇠를
이리저리 뒤집고
그 화력에 구워 내야 맛이 일품인
고둥어 대가리가
지금도 왜 그렇게 말없이
대가리만 드셔야 하였던 이유를
철 지나 이해하였을 때
볼테기 사랑과 같을 줄이야
오랜 묵은 숙취가 내려 앉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