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아가씨
- 백일 간의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 나의 여인이여
나의 여신이여
나의 비너스여
그대는
백일 간의 꿈꾸는 사랑을 위해
사랑의 큐피드 화살을 대신할
사랑을 기다리며 태어났네
당신이 피어날 때
뜨거운 태양아래
비치 선팅하듯 누운 자태는
세간의 뜬소문도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
가히 뭇 남정네들의 시선을
위태롭게 하고
설레발 가슴 치게 만드는 마음은
나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히 여울지게 하네
배롱나무 아가씨
매끄럽게 가냘픈 몸매에
맵시 있게 차려입고서
어딜 가시나?
입술은 진하게
핑크색 립스틱을 바르고
바람에 나풀거리며 흔들리는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서
또 어딜 가시나?
오늘은
2,7자 풍물 장날
뜨거운 햇살이 내리 비추고
아름드리 버킷 썬 캡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타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시선은 오로지
아래를 내려다보며
눈가에
미소를 살며시 머금은 채
살포시 들어간 보조개가
뭇 남정네들의 심금을
또 한 번 울리며 걸어오고 있네
2025.7.12 치악산 둘레길 바람길숲을 거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