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相思花)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상상만 하고 기다릴 텐가?
꿈만 꾸고 그리워할 텐가?
따뜻한 봄날
마다하고
철 지난 아이들처럼
이제야 화려하게
피어났어야 하는 이유를
상사화는
그대의 꿈
꿈이 날아갈까 봐
희망이 곧 현실이 되도록
잎이 먼저 지고
꽃이 되어가는 사연을
날개를 저버리고
태어났어야 할
운명을
숙명으로 받이들인 채
태어난 너
한 없이
잎이 지고 난 뒤
찾아오는 그리움에
홀로 핀 사랑은
누구의 기다림을 위해
피어나는 마음이
되어갔어야 하였을까?
날개가 없어 꺾일 수 없고
꽂이 피어나면
날아가고 싶어도
날아갈 수 없는
부자연스러움의 한계에
과연 그대는
상상으로만 만나야
하는 존재였을까?
그래도
남들처럼 피어날 때
피어났어야
외로움이 지는 자리에
이슬이 내려도
젖지는 않았을 텐데
동병상련에 묻어난
지난 애틋한 향수에
너의 존재에 무상함도
잠시 잊힌 채
여름 지나는 턱걸이에
가을의 문턱을 넘나드는
너는
시집갈 고깔모를
미리 씌워진 것이
못다 이룬 사랑에 대한
운명의 마지막 몸짓으로
내게 먼저 다가왔다
2025.8.47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