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지나도

- 당신의 사랑은 늘 한결같구려

by 갈대의 철학

세월 지나도

- 당신의 사랑은 늘 한결같구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당신의 모든 것들

예전 그대로였는데


음식의 손맛도

사랑의 손맛도


투닥투닥 토닥토닥

늘 같은 소리


아침 새벽을 여는

한결같은 문지기 소리는


조용히 새벽을 깨우고

시계 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나

귀 기울이게 합니다


고요한 산사의 적막을 깨우고

어느 늙은 스님의

깊은 고뇌에 찬


여명이 떠오르기 전

목탁 두드리는 소리에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당신의 한결같이 살아온

인생의 동반자

반려자가 되어주었구려


그 마음이 지금껏 살아온

당신의 일생

당신의 인생

당신의 삶

당신의 행복이

되어준 것처럼 말이오


어느 이른 새벽 아침

화장대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당신을 바라보면서


그 숱한 인생을

자식들 뒷바라지에

몹쓸 한 사람

한 사랑 챙기느라


그 기나긴 여정길을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버거운 인생살이에

힘든 시집살이를

어떻게 견디어 왔소


이렇게 울타리를 지키며

살아와 헌신해 준 것에 대한

보답의 선물이

눈물이 앞을 가리리다


고맙소

그리고

감사하다오


화장대에 앉아있는

당신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노 라면

이 숱한 험난한 세상을

단 하나의 사랑이라는

거울에 비친

당신의 또 다른 모습이


어쩌면 희생이라는

또 다른 자아의 분신이 되어

자식을 위로 삼아

기다려온 삶이

되지 않았을까 하오


당신의 화장하는 모습

그 애틋한 마음의 청춘이

시집올 때의 마음이


고스란히 내 가슴 언저리

시린 마음 하나

남겨둔 것도


어쩌면 지금껏

나를 받쳐준

지렛대였다는 것을

당신을 지탱해 온 버팀목이

되어왔었다는 것을


그 현실의 부정을 외면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사랑을 위해서

살아온 당신을 위해서


미련한 마음

지친 마음 둘 곳이

늘 당신의 안식처 인양


당신의 포근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아직도 잊지 않으리다


당신은 늘

얘기를 들러 주었소

향기 없는 마음이

진정한 마음이 되어왔다는 것을


그렇게 몸에 향수 맡는 것을

싫어한 당신

나는 그때는 몰랐었소


내 청춘의 그날이

이렇게 지나왔어도

나는 아직도

당신의 첫 향기를 잊지 못하는


그 향기

그 향수가

그 향취가


바로 내 눈앞


화장대에 앉아

지난 세월의 추억을

회상하듯


연지 곤지 바르고

불빛에 아른거리며


거울에 비친 마음을

갸륵하고

정성스럽다는 것을


나는 아직도

왜 몰랐었는지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지

뭐겠소


당신은

인고의 세월이 지나도

당신은 한 여자였는 것을


한 가족의 엄마이기

이전에

몸에 자연스레 지니며


피어나는

우담바라와 같은 향기가

저절로 피어났었던

존재였소


아주 까마득히

옛적의 일들이

꿈같은 세월 앞에


당신은 언제나

예전 그대로의

나만의 당신

나만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친구 같은 우정의 벗

당신이라는 존재는

내 인생의 전부가

되어가오

능이 버섯
한우

2025.9.27 강변 산책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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