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은 바람에 휘날려
- 무언의 손짓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눈 꽃이 바람에 휘날려
찬바람에 맞서
조용히 울고 있었다
매서운 찬바람
불어올 때마다
떨어져 날리지 않게
더욱 맨몸으로 추위에 맞서
나뭇잎 하나 숨을 곳 없고
붙잡을 수 없는 미더움에
오로지
내일의 찬란히 떠오를
이른 먼동에
한 줌의 햇살을 기다리는 너
그 기나긴
하루살이의 인생조차
비할 데 없이
견디며 태어났어야 하는
인생의 히로인
너는 과연 누구인가
앙상한 나뭇잎 하나
걸치지 않은 채 피어나
밤새 모진 바람 소리에
네 운명의 처절한 목소리도
아득하게 묻힌 채
잊혀 가는
전라의 몸짓은
누구를 위한 무언의
손짓인가
고요한 밤하늘
별빛에 피어난 눈꽃은
별자리되고
어느 길 잃은
영혼의 길잡이는
달빛의 등대가 되어준다
2025.12.05. 첫눈 내리던 날 치악산 비로봉 가는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