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소원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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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갈대의 철학[蒹葭]
뒤돌아서서 걷는 바람 앞에 돌아서 올 때의 마음은
된바람(북풍冬風)이 불어오니
그대의 삶에 녹아드는 억센 억새풀이 되고 싶었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며 꺼지지 않는 작은 촛불처럼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철학의 마음이고 싶었다
앞서서 걷는 바람 앞에
돌아서서 갈 때의 마음을 지척에 두니
마파람(남풍夏風)이 불어와
그대의 소심한 마음에 순한 바람이 되고 싶었다
옆길 따라 부는 바람 앞에 돌아서서 가는 마음을
갈바람(서풍秋風)이 불어오니
그대의 마지막 잎새에 떠나고
작은 바람에도 힘겨워하는
그대의 작은 날개 짓에 퍼드덕거림이 되고 싶었다
다시 옆길을 따라 나서서 걷는 마음을 두고
돌아서 갈 때의 마음은
우수에 젖어 불어오는 훈풍에 떠나고
가고 싶은 네 발길 따라 다가오는 이 길을
샛바람(동풍春風)이 불어와
그대의 봄을 맞이하며 미소 짓는 흔드는 손이 되었다
[2018.2.17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