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Apr 06. 2018

 꽃샘

- 움(마음 흔들기)

 꽃샘

- 움(마음 흔들기)



                                                   시. 갈대의 철학[蒹葭]  



겨울지나

봄이 오는가 싶더니

그대의 봄이 멈추었다


나의 겨울이 끝나나 싶더니

그대 마음을

아직도 꽁꽁 동여매어

떠나지 못하게 하고


이미 난

지난겨울에

그대의 봄을 잉태(孕胎)중이다


겨울 지나

일찍이 새로운

그대의 봄을 맞이하기까지

겨울이 쉽게 떠나지 않았음을


그대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아

꽃샘은 한낱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지난 겨울의 전라 된 상태

잠시 움츠림의 기개다


계절 따라

사랑따라

그대 마음도 따라왔으니


봄이 오는 것

봄을 기다린다는 것은

누구의 기다림도 

어떤 이의 바람도 아니다


네가 일찍 피지 말라 해도

세월 따라 세월 가면

어김없이 오지만

네가 가면 따라가고 

네가 멈추면
세월도 따라 멈추는 것도 아닌데


오래 보고 싶어

꽃샘이 되어

비가 와서 더 춥고

그러한 것이

네가 나를 더 오래 기다리고

보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네가 잠시 꽃샘을 타는 동안

이미 다른 꽃들이

그 자리에 움을 틀었다

매화

앵두

[2018.3.31  금대 트래킹길에]

매거진의 이전글 그대는 아시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