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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17. 2018

나라면(눈물)

- 너라면(이유)


[2018.5.16.명동성당에서]

나라면(눈물)
- 너라면(이유)

                                            시. 갈대의 철학[蒹葭]



나라면 
슬퍼지면 되나

너라면
눈물 흘려주면 안 되나요


그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는데

그러면 
나보고 어쩌란 말이에요


차라리 그냥

기쁠 때는 너무 기뻐서 자연스레 울고

슬플 때는 너무 슬퍼서
뭐라 하지 않아도 울어야 한다는

엉엉 복받쳐 소리 내어
울어야 할 때와
울지 말아야 할 때가 언제인지 말해주세요


그게 나를 위한 전부라면요


만약에  그 상황에서
그대가 나라면
기뻐해야 하나요


정녕 그대가

그 상황에서 라면
슬퍼해야 하는 건가요


어느 날 갑자기 말없이
떠났어야만 하는 이유를
모두 설명해달라고 한 것도 아녔잖아요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기약 없는 말이라도  괜찮아요
그래도 막연한 사연 한 번쯤은  들어보는 것이
누구나 가지는
인지상정이 아닌가요

설마 그대가 저를 위해
내일은 태양이
다시는 떠오르지 않을 거라는
지구의 종말이 온다는 말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러면 저한테는
그대가 아껴둔 말을 어렵게 꺼내 주었을 때
다른 어떠한 말도
다른 어떠한 이유도
그대에게는 신뢰를 안겨줄 수 있는 말이 될 거예요

차마 그대가 들어보지 않는 것이 좋다면
차라리 우연을 가장한 인연이 다가올 때
못다 한 이야기 전부 말해 줄 수는 없나요

그동안 그대와 내가 쌓아왔던
사랑의 마음 모두가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그대도 진심으로 서로가 원하지는 않을 거라 믿어요

떠남에 대한 기다림이 올 거라
그대 눈물 떨구며  번져버린
잉크의 마지막 부분의 쓰다만 글씨
" 사랑했..... 헤어..... 그동....고... "

흐리고 비 내리는 오늘 같은 날엔
봄비가 한없이
하염없이 내리던 날보다
울어야 하는 마음에
그대 눈물 훔치며
내 눈물 달래보기 연습 중이에요

편지 한 통이 아마도 저에게는
누구보다도
내 생명 수 보다도
간절히 원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눈물을 흘렀었야 하는 것이

단지,
흐르는 눈물이
그대이기에 대변해 주기를 
마냥 기다리지 말아주었으면 해요


그대가 나라면
내가 너라면
진심 코 기다림 이라는 이유로
진정 찾아오기를
간절히 원하지는 말아주세요


이제는 그러한 감정

정말로 되살아 날까 봐 두려워요

그리고 두 번 다시는

뒤돌아서서 울지 않을 거예요


                     [2018.5.17  미래에셋 센타원]

[2018.5.16  청계천 &을지로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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