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접시에 담긴 마음
접시꽃
- 하얀 접시에 담긴 마음
시. 갈대의 철학[蒹葭]
접시꽃의 마음을 아시나요
접시꽃 필 때면
그대 마음 빨갛게 물들이고
수놓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새처럼 펼쳐보인 작은 어깨 선율 너머로
빨간 접시에 담긴 첫 마음 올려놓고
소복이 쌓아 올린 당신의 마음을
나는 지금도 그때를 그댈 기억해요
접시꽃의 사랑을 아시나요
접시꽃 질 때면
눈처럼 하얗게 다소곳이 내린
그대 머릿결을 베개 삼아
어느새 하얗게 내려 버린 마음에
그대 얼굴 비친 저 햇살이 야속도 하지만
어쩌면 그대와 나
누구나 오랜 세월 앞에 찾아오는
그대와 나와의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점점 변해가는 그대를 보면서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는 마음이었지요
접시꽃 필 때 가졌던 그때의 여린 그 마음이
세월 지나 하얀 접시에 올려놓은
하얗게 변해 버린 마음도
어쩌면 당연시 찾아오는 그대 마음일지 모르지만
나는 아직도 그때의 그 마음을
고이 간직하며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