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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 하얀 접시에 담긴 마음

by 갈대의 철학

접시꽃

- 하얀 접시에 담긴 마음


시. 갈대의 철학[蒹葭]



접시꽃의 마음을 아시나요

접시꽃 필 때면

그대 마음 빨갛게 물들이고
수놓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새처럼 펼쳐보인 작은 어깨 선율 너머로

빨간 접시에 담긴 첫 마음 올려놓고

소복이 쌓아 올린 당신의 마음을

나는 지금도 그때를 그댈 기억해요


접시꽃의 사랑을 아시나요
접시꽃 질 때면

눈처럼 하얗게 다소곳이 내린
그대 머릿결을 베개 삼아

어느새 하얗게 내려 버린 마음에

그대 얼굴 비친 저 햇살이 야속도 하지만


어쩌면 그대와 나
누구나 오랜 세월 앞에 찾아오는

그대와 나와의 피할 수 없는명과도 같은

점점 변해가는 그대를 보면서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는 마음이었지요


접시꽃 필 때 가졌던 그때의 여린 그 마음이

세월 지나 하얀 접시에 올려놓은
하얗게 변해 버린 마음도

어쩌면 당연시 찾아오는 그대 마음일지 모르지만

나는 아직도 그때의 마음을
고이 간직하며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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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23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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