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가을을 부르는 성당의 종소리

by 갈대의 철학

가을

- 가을을 부르는 성당의 종소리


시. 갈대의 철학[蒹葭]



가을이라 부르기엔

이 가을은 너무 단조로워

그래서 가을 채색 따라 선을 그었다

하나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검은 점찍고 하얀 점찍어 그었어
사랑이 일직선상에 놓였어

길은 하나
외통 길이었지

어느 하나 양보 없는 사랑은 지속될 수 없었던 거야

이번에 세 개의 점을 찍어서 그어보았어
하나는 하늘 한 점 없는 구름 덮인 하늘에 찍고

하나는 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던 날에 찍고

다른 한 점은 네 마음에 찍어 보았지

네 마음이 변할 때마다

선은 일직선이었다가 세 개의 선이었다가

때론 세 개가 모두 포개어져서 한 점이 되었었지

그래 그게 바로 우리가 하나가 되는 마음이야

어느 선이든 갈 곳 잃어 헤매어도

언제나 그 자리는 늘 네 자리였던 것을

어느 한 점은 선이 되고
어느 한 점은 면이 되어가
어느 한 점은 체적이 되어 따라가지만

사랑의 한 점은
그 해 못다 이룬 네 소원에
그대의 열정이 모여 식어가면서
서리꽃을 피우고
햇살에 그을린 네모습을 비추어가네


2018.10.3 용소막 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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