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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18. 2018

안갯속에 한 사람

- 사라진 한 사랑

안갯속에 한 사람

- 사라진 한 사랑


                                              시. 갈대의 철학[蒹葭]




안개 낀 거리를 
나 홀로 걸었네

뒤에 한 사람
그리고 그 뒤에
또 다른 한 사람

안개는 사람을 감추고

사랑은 안개를 젖히네

서는 이에 나도 몰라

두려움 감추듯
이내 안개 따라
내 모습도 따라 감추고

뒤돌아 볼 여력 없는 사랑에

안개에 내 모든 것을 맡기고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마음까지 삼켜버렸다

내 모습 안개에 감추니
안개에 네 모습도 사라진다
따라오는 이도 감추고
그동안 몰래한 사랑이
인갯속에 모두 동화되어 사라지니
다른 세상의 흐트러짐에 들어선
또 다른 미로 속을 헤매게 하였네

이제는 안개 낀 거리를
나 홀로 걸어가겠지만

설레는 마음은
또다시 감출 수가 없어

남는 한쪽 한 사랑을 들키지 않으려 한다

다행히 

안개는 반쪽 사랑이 
내 마음의 모든 사랑인 줄 알고
고운 햇살에
네 모습도 사라지게  한다네


2018.10.17  Ktx 만종역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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