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인구는 17만명이다. 그런데 기장에 웨이브온카페의 1년 방문객은 100만명이란다. 놀랍지 않은가? 기장에 웨이브온이란 카페를 처음 방문했을때의 느낌을 잊을수없다. 완벽한 개방감과 멋진 뷰. 이런것이 이 건축가의 필살기라는 것을 네이버 인터뷰를 보고 알았다. 곽희수의 작업을 설명할때는 포커싱과 프레임을 이야기한다. 건축물 안의 사람이 무엇을 볼지, 어떤 풍경에 오래 시선을 둘지는 건축가에게 달려있다.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 아닌가? 우리나라 한옥을 보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너무 작거나 너무 꾸밈이 없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별 감흥이 없다. 그런데 한옥의 가치는 마루에서 보여지는 뷰 그리고 문을 개방할 수 있는 구조등이 우리 한옥이 다른 나라 건물과 제일 다르게 봐야하는 부분이다.
웨이브온에 가면 가장 이상한 뷰가 고리원자력발전소인데 이 발전소를 보려면 건물을 나가서 완전히 왼쪽으로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건축가도 이런 발전소가 눈에 거슬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뷰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경치다. 방문객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바다와 하늘과 소나무만 보게 되어있다. 강조할 부분엔 프레임을 만들고 아닌 부분은 철저히 방어한다. 취사 선택이 확실하다..일층과 이층에서 다른 경치가 보인다. 건축가의 선택이다. 흥미롭게도 이 카페에는 드레스코드가 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들 차려입고 온다. 근사한 테이블을 두면 거기 맞는 격식을 자연스럽게 차린다. 여기서는 사진을 안찍을 수가 없어서 반드시 일상적인 옷보다는 약간은 차려입게 되는 모양이다.
저번달에 오픈한 핫한 카페가 있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웨이브온이랑 너무 똑같아서 같은 회사가 인가하고 찾아보았다. 같은 회사가 아니라 같은 건축가였다. 부산에 가면 꼭 가던 웨이브온이 혹시 새로 생긴 콜라라니에 밀리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여기가 더 크고 해운대에서 더 가깝고 경치도 사진에서 보는 것으로는 다르지 않다.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꼭 한국의 안도다다오같은 느낌이 든다. 뭔가 창작자들은 서로에게 영감을 받으니까 그런지도 모르지만 내가 볼때 안도 다다오와는 아주 다른 뷰와 프레임이란 무기를 하나 더 장착한 건축가가 아닐까?
한동안 안도다다오 건물을 보러다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는것 같다. 우리에게는 곽희수라는 멋진 건축가가 있으니까. 오모테산도힐과 같은 걸 서울이나 부산에 하나 만들 계획은 없으신지.
오늘도 파이팅
ps. 루프탑의 좌석은 온돌이래요. 섬세하시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