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속의 아이
침묵은 갑자기 찾아오지 않았어요.
마치 방 하나씩 불을 끄듯,
조금씩… 조용해졌죠.
먼저, 나들이가 멈췄고
그다음엔 웃음소리도 사라졌어요.
그리고…
아빠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병의 이름은 몰랐지만,
소녀는 그 안에 담긴 ‘급함’을 느꼈어요.
하지만 시간은 머물러주지 않았고,
아빠도… 그 곁에 남지 못했어요.
그날,
아름답고 생기 넘쳤던 엄마는
아빠가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말했어요.
그게 엄마의 방식이었어요.
그 순간,
하늘은 소녀에게 지붕이 되었죠.
집은 어두워졌어요.
전등이 나가서가 아니라,
엄마의 마음속 불빛마저 꺼져버렸기 때문이에요.
엄마는 강해지려고 애썼어요.
혼자 일도 하고,
혼자 색깔 있는 세상을 만들려 했어요.
하지만 점점,
자신 안으로 사라져갔죠.
소녀는 그 모든 걸 지켜보았어요.
텅 빈 밤에 비틀거리는 엄마도,
틈 사이로 흘러나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도.
그래서… 자랐어요.
원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는 그래야 했기에.
아직 어린 아이였지만,
품이 되어주었고,
보살핌이 되었고,
책임 있는 침묵이 되었어요.
아버지가 떠난 그날,
그녀의 어린 시절도 함께 떠났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달콤하지만 지친 강인함이 피어났죠.
그저 한 소녀였지만,
나이에 비해 너무 어른스러워 보였던 이유는 —
별이 된 그날 이후,
세상을 다시 밝히려 했던 사람이
바로 그녀였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