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재능이 소소하게 좀 많은 편이다.
그림도 그리고, 춤도 곧잘 치고 노래도 애법 부를 줄 안다.
그리고 운동도 좀 한다. 하지만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또 글도 좀 쓸줄 알고, 성대모사도 할줄 안다.
손으로 하는 소소한 공예는 왠만한건 다 할줄 알아서 회사에 동호회도 만들어서 3년간 운영하고 거기서 꽃꽂이, 그림, 머리핀 만들기, 열쇠고리 만들기, 양모펠트 인형만들기 등등 다양하고 재미난 수업을 했었다.
그리고 공예동호회를 정리하고 아이패드 드로잉 동호회를 만들어서 수업도 했었다.
심지어 회사에서 친목도모 운동회를 할때면 장기자랑에 춤과 노래를 연습해서 나가서 매년 상을 받았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작년에는 전국노래자랑까지 출연했었다.
농산물 홍보도 작가님이 하라고 해서 대본도 내가 쓰고 애드립도 다 내가 했었다.
순발력도 좋아서 바로바로 막힘없이 농담을 척척 받아치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한다. 재능 부자라고~
못하는게 없다며 신기해한다.
근데 이 재능은 돈이 안된다. 그냥 살아가는데 소소한 행복은 주지만 말이다.
사실 이 재능을 살려보려면 돈도 많이 쓴다. 사부작사부작 재료를 사서 이것 저것 만들어서 선물도 하고 하려면 돈을 쓸수 밖에 없다.
이번에 겨울에는 또 회사 사람들 몇을 모아서 뽀글이 천으로 조끼도 만들었다. 역시 돈이 안된다.
회사에 직원들은 내가 있어서 이것 저것 배워서 너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전직 플로리스트였다보니 회사의 행사지원이 있으면 디자인도 내가 해주고 한다.
영상 편집도 곧잘 해서 개막식 영상도 만들어주고 하는데 정말 내가 생각해도 이것저것 손 안되는게 없다.
근데 재능은 많은데 재력이 없다. 돈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는게 문제점이다.
남들은 주식이니 재테크니 하는데 나는 어떤 색연필이 이쁜지 어떤 패브릭이 귀여운지 그런거나 보면서 소소하게 즐거워하니 말이다.
우리 회사에 있는 직원 선배님은 내가 부럽다고 하는데 재테크의 귀재라서 원룸 건물을 사서 월세 수익을 내는 그 선배언니가 나는 부러운데...
내 재능이 돈이 되길 바라면서 살지 않았지만 그저 나는 조금 바래본다. 이 재능을 누가 가치있다고 생각해서 기꺼이 돈을 내고 살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꼭 그게 돈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는 기분일것같아서이다.
왠지 아마추어에서 돈을 받고 일하면 프로가 될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도 재능 부자에서 재력 부자가 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