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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몽이 Mar 09. 2024

정리정돈을 하면...

예기치 못한 인사이동으로 5년만에 다시 돌아오게 된 부서에서 본래 분장받은 업무와 더 보태어서 육아휴직으로 공백이 생겨버린 업무까지 같이 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못한다고 하게 되면 억지로 안할수도 있지만 공백이 생겨 버린 그 업무는 내가 총 5년을 해봤던 업무라 내가 아니라면 다소 일이 힘들게 돌아갈수 있겠다 생각하여 여러상황이 고려해서 내가 맡겠다고 했다.


같이 있는 계원들이 조금씩 이런 저런 일을 나누어 가지고 나는 그중에서 중심적인 일을 맡았는데 오히려 이 쪽이 마음 편한것 같다.


해보지 않은 누군가에게 일을 맡겨서 배워나가게 할수 있지만 그 사람들도 다 고유의 역할이 있고, 지금 상황은 공백을 메꾸는게 중요하여 처음부터 천천히 가르쳐주면서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물론 자기 편할때로 약속을 안 지키고 휴직을 해버린 직원이 만들어주고간 상황이지만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떠넘기며 나몰라라 하고 싶진 않았다.


거기다 참 일복이 터진건지 감사 기간과 맞물려 이래저래 바쁜 시기를 거치고 어제 마무리 되었다.


참 웃긴게 어째 나는 청소를 하거나 정리하고 문서를 검토하는 일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전에 직업은 디자인을 하는 플로리스트로써 웨딩과 파티에 꽃을 꽂았고, 심지어 내가 일하는 호텔은 예약부서가 따로 있어서 고객과 직접 대면할 일도 없었다.


그러니 종이에 글을 쓰거나 컴퓨터에 하루 종일 일을 해본적도 없었다.

그래도 문서를 작성하고 해야 될 일이 그래도 조금은 발생할때는 나를 시키지 않았다.

왠지 그런 일이랑은 멀어보이는 타입이라 아주 기대도 하지 않았겠지


플로리스트를 그만두고 일반회사에 들어와서도 당연히 경리업무나 서무일은 내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근데 원래하기로 염두에 두고 있던 사람을 다른 부서에 발령을 내다 보니 우리 부서에 도저히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고, 서무와 경리 등 이 업무를 할 사람이 누구일까 하다가 급작스럽게 나를 시키게 된 상황이였다.

물론 내가 하던 업무는 나의 사수가 같이 하게 되었고 말이다.


처음에는 배우면서 할려니깐 정말 죽을 맛이 였다. 어렵고 뭔 말인지 모르겠고, 이걸 내가 언제까지 해야 되는지 도통 하루하루가 버거웠는데.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니 정말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놀라울 정도였다.


그래서 다시 업무를 맡게 되었을때 제일 처음 한일이 문서고와 창고 정리였다. 5년전 다른 부서로 가기전 처음에 내가 정리를 하였는데 그새 5년동안 온갖 물건이 너저분하게 방치되어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고 먼지로 덮여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지도 못하는 상황이였다.


바쁜 와중에도 이거부터 해야 왠지 일의 순서가 맞고  앞으로 있을 공간이 좀더 쾌적해질것 같아서였다.

마음이 복잡할때 방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다보면 왠지 마음이 정리정돈이 되는 것처럼 나도 사무실에 다들 일이 많고 힘든 상황에서 서로 까칠하게 굴고 분위기가 축 축 쳐지는 것보다 농담도 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우리가 집보다 사무실에 더 오래 머무는데 집은 반질하게 청소해놓고는 우리가 오랫동안 있는 사무실은 지저분하게 해두면 더 사무실에 가기 싫을것 같기 때문이다.


이틀간 청소를 다하고 뿌듯해 하고 있으니 우리부서는 높은 신 분들이 내 칭찬이 입에 침이 마르게 하셨다는데 나는 그게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직원들이 편하게 사무실에 있어주고 서로 웃으면서 기분 좋은게 제일 우선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마음과 몸을 잘 정리 정돈해서 좀더 쾌적하게 살아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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