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만해도 아무리 일이 많아도 나를 다스리며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였다.
나의 발작버튼이 오늘 on을 하고 말았다.
내가 6년전에 절교를 한 직원이 한명 있는데 그 직원은 정말 언니 동생하면서 친하게 지냈었다.
여행도 가고 뮤지컬도 보고, 집에도 놀러가서 밤새도록 맛있는 요리 배달 시켜먹으면서 수다떨고 참 재미나게 친하게 지낸 친구였다.
나보다 2살 어리지만 어쩌면 입사하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없이 회사에서 곁도는 나였는데 정말 친한 친구같아서 많이 좋아하고 의지도 했었다.
그렇게 2년을 친하게 지내다가 어느날부터 나에게 말을 하지 않고 없는 사람 취급을 하길래 그냥 그렇게 나도 거기에 동조하고 서로 별 싸우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솔직히 나로써는 어느순간부터 사람들 앞에서 은근하게 무시하는 말을 한다든지 자기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짜증을 낸다든지 하는 일들이 계속 생겨서 나도 속 앓이를 하고 있었다.
그때 일도 일이지만 엄마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참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누구든지 어쩔때는 그런 일이 일어나길 마련인데 엄마가 병원에서 3달간 입원해 있는 상황이라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었을때 그 아이는 나에게 무시하는 말과 사람 취급하지 않는 행동을 했었다.
그러고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니가 뭔가 잘못한게 있으니깐 저러는거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아예 둘 사이에 대해서 묻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난 그냥 아무말하지 않고 시간이 가길 바라고 또 바랬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질것이고 둘 사이에 관계도 어느샌가 잊혀질것이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나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얼굴은 염증으로 다 뒤덮혔었다.
그래도 사람들에게 하소연하지 않고 참았었다.
근데 오늘 일때문에 엮여있는 부분이 있어서 통보식으로 메시지 하나 툭 던지고 본인이 설명하기 싫으니깐 담당 팀장을 시켜서 전화하게 만든것에 왠지 발작버튼이 on이 되는 거였다.
참 나도 분명 며칠전까지만 해도 인생 뭐 있나~ 다 그런거지~ 하면서 마치 현자의 삶을 사는 고승처럼 굴었는데 몇년동안 쌓여있는 감정이 한순간에 올라오면서 괜시리 열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상황을 모르는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내 눈치를 보았겠는가~
결국 욕 먹는것은 나일텐데 조금 여유있게 어른스럽게 굴지 못한 내가 참 바보같고 멍청한 순간이 였다.
그렇지만 퇴근할때까지 치밀어오르는 화가 왜 안 가라앉는지 모르겠는데 괜히 다른사람들한테 시비를 걸고 있는 내가 한심하기까지 했다.
좀더 우아하게 화를 내고 싶다.
우아하게 여유롭게 상대방에게 화를 내고 싶은데 결국 나만 다치고 나만 분통이 터지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참는게 능사도 아니고 모든것을 이해하는 현자가 되고 싶지 않다.
다만 앞으로는 우아하고 여유롭게 상대방에게 한마디할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