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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몽이 Mar 05. 2024

내가 싫어했던 말은...

난 어렸을적에 제일 싫어했던 말은 "시간은 약이다", "물 흘러가는대로 살아라"였다.

이 말은 엄마가 나에게 자주했던 말이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매일 짜증내고 난 맨날 왜 이러는 거냐며 세상을 원망하고 온갖일에 다 푸념을 할때면 엄마가 나에게 이 말을 했었다.

그럴때면 정말 엄마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를 하신다고 대들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모든게 해결 되기만을 바라냐고

내가 바라고 욕심을 부려야 없는 것도 가질수 있는거 아니냐고~

그러면서 화내고 신경질 내었다.


답답하게 매일 이 순간에 안주하면서 내 인생을 낭비하는 기분같아서 정말 듣기 싫은 말들이였다.

가지고 태어나지 못했다면 내가 만들어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계속 저렇게 그냥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엄마의 저런말이 참 원망스러웠다.


그런데 저 말이 지금은 어느때보다 나한테 필요한 말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마음 아파하는 일이 있거나 힘든 상황이 되면 나도 모르게 엄마가 나한테 했던 말을 해주게 된다.


엄마는 알고 있었나 보다. 세상은 내가 욕심내고 덤빈다고 다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때론 좌절하고 힘들게 뛰었지만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질때도 있다는 것을...

내 의지가 아닌 주변 상황이 나를 힘들게 만들수도 있다는 것을...


그럴때면 넘어져서 주저앉은 김에 조금 쉬어서 허리도 피고 하늘도 올려다보고 옷에 묻은 먼지도 털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고 엄마는 나에게 계속 저런 말을 하신거 같다.


그런데 요즘에 엄마는 나한테 미안하다고 자주 말하신다.

물려준게 없고 머니가 없어서 미안하다고...

나는 엄마가 물려준게 왜 없어? 머니가 왜 없어? 어머니가 있잖아 어 머! 니!

이러면서 내 곁에 계셔주셔서 고맙다며 볼에 뽀뽀를 해드렸다.


어렸을적 정말 철 없을때는 좋은 환경에 좋은 조건으로 태어나지 못한 것에 원망하고 푸념했던 시간들이 오히려 지금은 다 지나고 항상 고마운 마음만 남았다.


똑같은 상황에서 내가 마음만 고쳐먹으니깐 세상이 다 고맙게 느껴진다.

당장 하루앞에 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인생인데 내가 욕심부리고 가지고 싶어서 안달한다고 한들 얻을수 있는게 당장 없고 내 마음만 괴롭다.


어차피 누구든지 하루 24시간은 똑같고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사람들의 인생은 다 달라지지만

내가 할수 없는 일에 끝없는 욕망과 욕심으로 나를 자책하기 보다는 지금 삶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재미나게 살아야 겠다.


오히려 지금은 일이 더 많고 결정해야 되는게 많지만 "시간이 약이다", "물 흘러가는대로 살자"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지내니깐 이 순간이 짧게만 느껴지는 기분이라 그냥 마음이 홀가분하고 편안하다.


엄마가 했던 말이 이렇게 나한테 결국에는 보약같은 말이 될줄은 20년전에는 몰랐다.

바쁘게 일을 마치고 퇴근해서 시간 쪼개서 이렇게 글을 적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나한테 행복이다.

정말 시간이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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