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출근길에 오를 때면 생각한다
혹시 내가 웹소설 속에 주인공이고 그 주인공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야 하며 그 속에서 성장하고 그 결말은 완벽한 해피엔딩일 거라고...
그렇담 나는 로맨스 판타지 속에
아름다운 공주일까?
왕자님을 기다리며 계모에게 갖은 구박을 받지만
항상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우아한 소녀일까?
하지만 나의 웹소설의 장르는
로맨스 판타지물이 아니라 현대 판타지물이겠지.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는 우아한 공주이기는 거녕
계속된 역경과 반복되는 짜증 섞인 일상들을 마주하면서 그 속에 악마 같은 직장 상사와 직장 동료들은 빌런이지만 훌륭한 처세술과 용기로 모든 것을 물리치고 진정한 용자가 된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다면 왕자님이 나를 구해주러 와야 되는데 아직도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중간에 길을 잃었거나 내게 아직도 수많은 가시밭길이 남아있는 가보다.
뜻대로 되는 게 없다면 그냥 이 순간을 즐기기면서 웹소설 속의 주인공이라고 여기며 살아보기로 했다.
비록 아름다운 성에 살면서 우아하게 노래를 부를 수 없고 차디찬 사무실에서 여기저기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쇤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직장인이지만 결국 이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만드는 화자는 나일 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