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일이다. 국군의 날 연례행사로 수업시간에 국군아저씨께 편지를 썼었다. 겉봉투에 주소와 이름을 기재해서 선생님께 제출했었다. 그 때 학년 반 이름만 적었어도 됐는데 왜 주소지까지 적었는지 모르겠다.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단 내용으로 정성껏 썼던 것 같다. 뜻 밖에도 한 장병한테서 답장이 왔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고 반에서 답장을 받은 이는 나뿐이라 생소하면서도 설레였던 것 같다.
그렇게 그 장병과 꽤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받았다. 초등학생과 군인아저씨와 펜팔 친구가 되다니, 지금 생각하면 생소한 일이면서도 좋은 추억이다. 편지는 장병이 군 제대를 하고, 대학교 복학을 하고 이어지다가 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끝이 났다.
그 동안 펜팔 친구가 되어 주어서 고마웠다며 책 한 권을 선물로 보내줬었다. 지금은 여러번의 이사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당시의 편지와 선물 받은 책은 사라졌지만, 서로 나누었던 따뜻한 마음은 지금도 가슴 한 구석에 남아있는 것 같다.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과의 이야기, 수업내용, 고민거리 등을 편지에 담으면, 그 분은 군 생활이야기, 인생 선배로서 조언등과 본인의 학창시절 이야기들을 들려줬던 것 같다.
언니가 없어서 고민거리를 얘기 할 사람이 없었는데, 얼굴도 모르는 그 분 과는 어찌 그리 많은 이야기들을 서로 공유했는지 모를 일이다.
더 빠르고 더 간편하게 바뀌어가는 요즘은 전화나 문자, 메신저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간단하게 단어나 문장을 줄여서 대화를 나누거나 단답형으로 대답을 하는 경우도 많다. 줄이다 보니 자음으로만 대답하기도 한다.
편지를 주고받았을 때는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좋았었는데,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는 요즘은 상대방이 대화내용을 읽지 않거나, 대답을 빨리 하지 않으면 답답해하고 초조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대답을 재촉하는 경우도 생긴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눈을 맞추며 내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달을 하면 좋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빠르게 간단하게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상대방이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문자지만 친절하게 보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상대방한테도 친절한 답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의사 전달을 할 때 간혹 주어를 빼고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빨리 해줘’ 라고 하면, 상대방을 무엇을 해달라는 건가 당황할 때가 있다. 정확히 무엇을 해달라는 건지 물어보면, 똑같은 질문을 또 한다고 엄한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다.
무언가 일을 부탁할 때는 ‘~을 해’ 보다는 ‘~을 부탁해’로, 내용을 확인해 달라고 할 때는 ‘~을 확인해’ 보다는 ‘~을 확인 부탁해’로 말이다. 조금은 둥근 말투로 상대방에게 말을 전한다면 서로 감정 상 하는 일 없이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안부를 주고받을 때는 전화나 문자로 나누겠지만,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편지를 한 번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상대방한테는 뜻밖의 선물이, 잊지 못할 선물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