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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푸른 Apr 17. 2023

사랑해야 했던 건 나였다

잎이 무성한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길 바라던

때가 있었다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게

꽁꽁 숨겨주길 바라던

때가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 앞에 막은 벽을 뚫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던

때가 있었다


비루한 몸뚱이로

구멍 난 지붕에 빗물이 새지 않게

막아 내려 애쓰던

때가 있었다


지금의 모습을 보라

내게 무엇이 남았는가

다 부질없음을


내 몸 내 자신이

전부인 것을


끝까지 지켜내야 했던 건

나인 것을


이제야 나는

나를 알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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