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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푸른 Jul 11. 2023

긴 장마

흙냄새 진해지는 날이면

바람이 오는 길을 내는 게 느껴졌습니다


흠뻑 적신 온몸으로 숨죽여 오는 당신의 두 눈은

여름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산아래 켜켜이 쌓인 안개는

기다렸다는 듯이 당신이 지나온 길을 메꾸고


마음깊이 쌓여있던 기다림의 흔적은

허공에 흐드러집니다


짧은 한 계절의 긴 장마는

떠나지 못한 채 오랫동안 고여 있을 것입니다


놓지 못한 미련이 꼭 잡고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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