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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최늘샘 Apr 03. 2018

아람볼의 히피와 상인

Arambol, Goa, India

뜨거운 해는 졌지만

옥수수를 굽는 소년의 땀은 줄줄 흐르고

노점상인들의 수레는 언제나 무겁다


일 없이 놀아도 삼시 세 끼여행객들

배꼽시계를 안고 모래해변 식당에 앉아

기름진 치킨 비리야니를 기다리는 조바심


해를 따라온 초승달도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데

총총히 빛나는 별들 곁에서부터 하염없이

까맣게 하얗게 밀려드는 파도


형형색색 화려한 차림의 히피들이

젬베를 치고 디저리두를 불며  

들썩뜰썩 넘실넘실 춤추는 아람볼 


나긋한 겨드랑이 출렁이는 사타구니

떨리는 손바닥에 두근대는 기쁨

구르는 발바닥에 퍼져 드는 슬픔


게르만 베이커리의 부푼 케이크들과

해피바나나 주스 가게의 달콤함을 만드는

50루피 100루피, 가난한 점원들의 아람볼  


온종일 해변에서 팔찌며 목걸이를 팔던 아이들  

집 없는 소들의 말 없는 굶주림이

오늘도 아라비아해의 밤바람 속에 잠든다    


#인도 #고아 #아람볼 #여행 #시 #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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