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다!

by 늘야옹

딱따구리를 봤다. 바로 어제.

경주여행 마지막날, 석굴암에 갔다가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었다.

쩌어기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소리가 들렸다.


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


소리의 근원지는 나무 꼭대기였다.

저 높은 나무에서 소리가 여기까지 나다니!!

유난히 힘 좋은 딱따구리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내 손만한 작은 아이였다.

넉놓고 한참 바라봤다.

독보적인 능력이 아닐 수 없다.

부리로 나무를 쪼아 구멍을 내다니.


그러고보면 모든 동물이 저마다 독보적인 능력을 가졌다.

엄청나게 빠르거나, 발톱이 날카롭거나, 수영을 잘 하거나.

연약한 인간은 그나마 지성이라도 가져 지구에서 살아남았다.

그런데 그 이성이라는 게 과연 다른 능력보다 우월한 걸까.

머리 쓰는 능력을 수영, 비행 등 여타 능력과 차별화시키는 건 우리 인간들만의 자의적 판단 아닌가.

딱따구리는 왠지 모르게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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