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야옹 Nov 16. 2019

딱따구리다!

딱따구리를 봤다. 바로 어제.

경주여행 마지막날, 석굴암에 갔다가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었다.

쩌어기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소리가 들렸다.


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딱


소리의 근원지는 나무 꼭대기였다.

저 높은 나무에서 소리가 여기까지 나다니!!

유난히 힘 좋은 딱따구리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내 손만한 작은 아이였다.

넉놓고 한참 바라봤다.

독보적인 능력이 아닐 수 없다.

부리로 나무를 쪼아 구멍을 내다니.


그러고보면 모든 동물이 저마다 독보적인 능력을 가졌다.

엄청나게 빠르거나, 발톱이 날카롭거나, 수영을 잘 하거나.

연약한 인간은 그나마 지성이라도 가져 지구에서 살아남았다.

그런데 그 이성이라는 게 과연 다른 능력보다 우월한 걸까.

머리 쓰는 능력을 수영, 비행 등 여타 능력과 차별화시키는 건 우리 인간들만의 자의적 판단 아닌가.

딱따구리는 왠지 모르게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은행잎 줍는 할머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