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보면서) 우는 어른
나는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는다. 한 번 시작하면 다음 것에 대한 집요한 집착과 갈망으로 너무나 괴롭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연속극이나 시리즈 물은 안 보려고 하는 편이다.
무료해서 가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보면, 주로 내가 멈추는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종류. 예를 들면 '인간극장' 같은. 꼭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대충 이해가 간다는 것이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난 이런 부분에서 이상하게 결벽스러워서 1회부터 보지 않은 프로그램은 마지막 종편까지 보지 않는다)
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지극히 평범한 내용을 다루는 것이 내가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두 번째 이유.
아, 그래서 왜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꺼냈냐 하면, 그래 다큐멘터리가 좋은 건 그렇다 치고(다큐멘터리라니, 1-2년 전까지는 관심도 없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것도 나에게 일어난 큰 변화이지만), 문제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자꾸 내가 청승맞게 눈물을 똑똑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운관에서 누가 울면 내가 두배는 더 울고, 대체 눈물 포인트가 어디인지도 모르게 그들의 말 한마디, 제스처 하나에 그렇게 눈물보가 펑 터진다.
'나이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라는 언젠가 어디서 누군가에게 들은 것 같은 지나가는 말을 몸소 체험 중인 걸까. 그래서 막 32세가 된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다큐멘터리 보면서 울고 싶지 않아요'입니다. 무릎팍 도사라도 찾아가야 할 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