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생기면 여행을 가야 하는 이유

by 피츠로이 Fitzroy

전국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더니 지난 이 주간의 여행 흔적이 온몸에 남아 있었다. 찜질방 의자에 부딪힌 상처, 다른 여행자가 몰던 자전거 바퀴에 찍힌 자국, 유난히 까맣게 탄 어깨.

아이폰에 남아 있는 흔적도 있었다. 수많은 사진들, 물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를 담은 동영상, 카톡에 남겨진 친구들의 응원 메시지 같은 것들.

그리고 마음에 남아 있는 흔적들. 밤에 갑자기 톡 하고 떨어지는 눈물과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많은 걱정, ‘너무 좋다’라는 말 대신 꺅- 하고 나오던 외마디. 비를 헤치며 걸을 때 오른편에서 날 묵묵히 바라보던 바다, 그런 것들이 마음에 새겨졌다.

겨우 2주간의 여행에도 이렇게 많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9살에 아빠도 싫고 집도 싫고 사는 게 싫어 사춘기 소녀처럼 방황했다.

혼자 하는 여행은, 너무 심심해서 할 거라곤 생각밖에 없는 여행은, 항상 큰 도움이 된다. 철저히 혼자여서 외로움에 지친 나를 받아들이다 보면 조금씩 남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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