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꿈을 꿨다.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 의사 선생님이랑 나랑 같이 간호해 준다.
엄마가 내 손을 꼭 잡아줬다. 따스하고 다정하게. 엄마의 얼굴이 하얗고 투명하고 부드러웠다. 엄마는 애기처럼 아픈 치료를 싫어한다. 아프니까 싫다고 말했다.
이건 두 번째 장면이었다.
첫 장면은 달랐다.
수술 중간 나온 엄마는 몹시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배 어느 쪽을 그냥 연채로 나왔다. 엄마는 너무 아프다고 소리쳤고, 그 순간에도 나는 엄마 걱정이 아니라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다. 엄마의 배를 만져 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엄마가 아픈 걸 외면하고 싶었다. 고통스러워 보이는 저 얼굴을.
꿈에서 깨 쥐어짜 듯 아픈 내 가슴 언저리를 붙잡고 울었다. ‘가슴이 아프다’는 표현은 진짜 가슴이 아프니까 나온 거란 걸 처음 알았다. 숨이 턱턱 채였다.
그래, 한동안 이랬었지. 이렇게 슬프고 무서운 꿈을 자주 꿨었다. 깨서 엉엉 울었다. 주변을 둘러싼 슬픔과 우울의 덩어리가 늘 날 삼킬 준비가 되어있는 것처럼 공기가 음울했었다. 악몽을 꾸고 나면 위로받을 누군가를 찾았다. 위로받을 때도 있었고, 철저히 혼자 감당해야 할 때도 있었다.
슬픈 꿈을 꾸면 내가 너무 슬픈 존재 같아서 슬퍼진다.
결혼을 하고 남편과 생활하며 폭식도 고치고 손톱 뜯는 것도 고쳤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악몽도 거의 안 꾸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이런 슬픈 꿈을 꿔서, 내 우는 소리에 놀랜 남편에게 미안하다.
엄마가 꿈에 나오는 일은 자주 있지 않으니까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이렇게 남긴다. 꿈은 항상 잘 잊히고, 희미하게 남아 있다가도 금방 사라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