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아빠가 운전하는 차만 타면 멀미를 심하게 했다. 가족 중 누구도 나처럼 멀미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이상해서 유난을 떤다 생각했다. 괜히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토할 것 같아도 잠깐 차 좀 세워달라고 말하지 못했다. 모과향이 좋다며 차에 항상 두고 다니던 모과 좀 제발 치워달라고, 아빠가 차 안에서 그렇게 담배를 계속 피워대면 더 힘들다고, 솔직한 마음을 한 번도 말해보지 못했다.
어느 날은 참고 참다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차에서 내려 길가에 토했는데, 아빠는 주변 사람들 보기 창피했는지 날 모르는 척했다. 괜찮냐고 해줘야 할 아빠가 근처에 없었다. 그때 그게 상처였나 그날 느꼈던 감정이 엄청 생생하게 생각난다.
그 후로 이십몇 년을 더 산 지금에서야 내가 이상해서 멀미를 했던 게 아니라 아빠 운전이 이상해서 내가 멀미를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분한 기분이다. 자책했었는데, 아빠는 항상 멀미하는 아름이는 떼 놓고 가야겠다고 말해서 속상했었는데.
아빠 운전은 그러니까 내가 아빠 차를 탄 기억이 있는 삼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급정거와 급발진과 무리한 추월을 하는 아빠의 운전을 보면서 멀미한 내가 제일 정상인이었네, 하고 생각한 오늘.
하, 오늘도 겨우 목숨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