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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로티피컬레이디 Aug 22. 2022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이란?

중증 자폐와는 다른, 고기능 자폐?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흔히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알려진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발달장애는 타인의 감정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인간 관계를 친밀하게 맺고 발전시키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합니다고기능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지능 발달에도 문제가 있는 자폐 스펙트럼 상의 중증 자폐와는 달리, 지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학습 능력에는  문제가 없거나 지능이 평균보다 훨씬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오히려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서 공부를 하거나 직장을 가지고 업무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있는 문제들을 극복하고  문제 없이 사회 생활을  나가거나 직업적으로 성공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아이작 뉴턴이나 베토벤앤디워홀처럼  알려진 천재들도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으로 분류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봐도 뚜렷한 발달 장애가 있는 중증 자폐와 달리, 정형인들과 비교하여 미묘한 차이점들을 보이는 고기능 자폐에 대해서는 비교적 최근까지 파악된 바가 없었습니다. 고기능 자폐를 처음 연구한 한스 아스퍼거는 1944년 처음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최초로 정의했습니다.


그는 당시 정신질환 판단 기준으로 '자폐성 정신질환'(Autistic Psychopathy)을 진단받은 남아 4명에게서 이와는 다른 질환에 해당되는 듯한 몇 가지 패턴과 행위를 발견한다. 이는 훗날 자신의 이름을 본딴 질환명이 탄생하는 것에 영향을 주었다. 그가 관찰한 특수한 패턴에는 '공감 능력의 결여, 교우관계 구축 능력 결여, 일방으로 경도된 대화, 특정한 흥미에 강하게 몰두, 어색한 동작' 등이 있었는데, 자신이 겪은 흥미로운 일들을 아주 상세히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그 아이들을 '작은 교수들'이라 불렀다. (출처: 나무 위키)


하지만 영어권이 아닌 곳에서 나치 부역자로서 나치의 인종 청소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그의 연구는 훗날 자폐 스펙트럼 개념을 세우는 데 큰 공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 있었습니다. 40년이 지난 1980년이 되어서야 이를 재발견한  영국의 로나 윙(Lorna Wing, 1928~2014)이 제창자의 이름을 따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 명명하였고, 이에 대한 영어권의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스퍼거가 나치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연구이므로 그의 이름을 딴 명명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는 DSM-5 진단 기준에서는 공식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안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자폐 정도가 경미하고 지적 발달에 문제가 없거나 오히려 더 뛰어난 면을 가진 집단 즉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High Functioning Autism)'을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증 자폐와 비교할 때,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자폐가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만큼 정형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3화에 등장한 중증 자폐인 정환과 주인공 우영우 변호사를 비교하면 그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누가 봐도 지적 능력이 7세 수준에 불과하고 말과 행동이 모두 어눌한 중증 자폐인 정환의 어머니는 우영우 변호사를 보면서 이야기 합니다. 


참 못난 말인 거 아는데, 변호사님 보니까 우리 부부 마음이 좀 복잡했어요. 변호사님도 정훈이도 똑같은 자폐인데 둘이 너무 다르니까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자폐가 있어도 머리 좋은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듣긴 했는데 이렇게 실제로 보니까 마음이 이상했어요. 왜, 자폐는 대부분 우리 정훈이 같잖아요. 

 하지만 이렇게 중증 자폐에 비해서는 큰 발달 장애가 없는 것 처럼 보인다고 할지라도,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경우, 공감이나 감정을 주관하는 뇌 발달 구조의 차이라는 근본적인 자폐의 특징은 동일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을 파악하고 교감하는 부분에 있어서 정형인(일반적인 뇌발달이 된 사람들)과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공감 능력의 부재는 마음이론 (theory of mind) 이  결핍된 것으로 흔히 설명이 됩니다. 


마음이론이란? 
 ‘발달심리학 이론 중 하나로, 욕구·신념·의도·지각·정서·생각과 같은 자신과 타인의 마음, 그리고 정신적 상태에 대하여 이해하는 선천적인 능력에 대한 이론 (출처: 두산백과)’ 

뇌신경학적으로 전형적으로 발달이 된 사람들의 경우 선천적인 능력인 것이지만, 자폐 스펙트럼은 바로 이 부분이 결핍된 상태에 있는 것이지요. 영어로 자폐를 의미하는 Autism이라는 말의 어원을 보면 ‘Autos(- 그리스어로 자기 자신 ‘self’를 의미)’ 와 ‘-ism’의 결합어입니다.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만 있는 상태, 사회성이 결여된 것, 고립된 자아를 가진 상태가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이러한 특징들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때에는 이렇게 결핍된 부분이 눈에 띄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적응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친구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폐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부모라면 아이의 유별난 모습을 보고 충분히 의심을 하고 진단을 받는 것도 비교적 수월한 일입니다. 나아가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방식으로 스스로는 익힐 수 없는 암묵적인 사회적인 규칙이나 눈치의 영역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하나하나 배우고 교정을 하여 사회화가 가능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이나 유년 시절의 경우, 선생님이나 부모로부터 이러한 배움이나 교정을 얻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적을 뿐더러, 조기에 적절한 전문적 도움을 받는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사회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요즈음은 아동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자폐 관련 인지행동교정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기능 자폐의 경우, 지능과 학습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자신의 어색함을 교정하는 데 필요한 수많은 스킬들을 익히고 연습하게 됩니다. 물론 지금 성인인 아스피의 경우, 어린 시절에는 아스퍼거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행동교정이나 도움을 받지는 못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법을 나름 터득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아스피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직장생활도 적응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특이한 부분이 있기는 해도 자폐나 발달장애가 있을거라는 의심을 할 정도로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자폐 스펙트럼의 범주는 매우 폭넓은 개념이기 때문에 직장 생활이나 일반적인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이 있고, 이는 개인차가 큽니다. 


 하지만 본 브런치 북에서 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교 동창들, 직장 사람들로부터는 그저 좀 특이한 사람, 엉뚱한 사람, 경우에 따라서는 일은 잘 하지만 어려운 점이 있는 사람 정도일 뿐 겉으로 보아서는 발달장애가 있는 것이 티가 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우선 연인이나 배우자를 만나 장기적인 연인 관계이든 결혼 관계이든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폐 스펙트럼 선 상에서도 고기능에 해당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합니다. 


 한 아스피 여성은 스탠드 코미디에서 겉으로 보기에 자폐가 아닌 것 같아 보이고, ‘고기능’ 자폐라고 칭하면 사람들이 ‘고기능’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비극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여전히 그녀에게 세상은 누가 설명해주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인 곳이지만 아무도 그녀가 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설명해 주려고 하지도, 그럴 필요도 못 느낀다는 거죠. 그에 비하면 휠체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용 출입구가 있는 것은 정말 따뜻한 배려일지 모릅니다.


 높은 학습 능력을 통해 완벽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다듬어진 아스피라고 할지라도 정형인과 같은 수준의 공감 능력마음이론을 가지는 아스피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자폐스펙트럼에 있는 것이 아닌 정형인이겠지요). 백가지의 행동 교정으로도 이는 치료하거나 바꿀  있는 것이 아닙니다적어도 현대 의학으로는  구조 자체의 차이를 바꿀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완전하게 밝혀진 연구 결과는 아니지만공감 능력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거울 뉴런이 발달되지 않고 활성화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이 됩니다.


 고기능 자폐스펙트럼, 아스퍼거 증후군의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경우 아들에게 발현될 가능성이 25%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있기도 하죠. 아스퍼거 증후군은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남성에게 발현되는 확률이 여성에게 발현되는 확률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여성의 경우에는 실제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고 하더라도 개념상 알려진 증상들의 틀로 설명이 되지 않아서 아스퍼거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여러 가지 다른 진단을 받은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 합니다. 처음 아스퍼거를 연구할 때 아스퍼거를 정의하는 여러 증상들은 남성 아스피에게 발현된 것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여성 아스피들의 특징적인 증상들은 그에 맞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퍼거증후군은 10명 중 9명은 남성이라고 보았던 이전의 연구 통계를 통해서 본다면, 아무리 여성 아스피에 대한 최근 진단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성들에게 많이 발현되고 있지 않나 조심스레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성인 아스퍼거의 특징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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