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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로그림 노운 Jun 11. 2022

브런치 작가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글로 사람 알아가기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이 아직 어색하지만, 어쨌든 진입 장벽이 있는 공간에 나 역시 발을 들였으니, 친구를 사귀어 봐야지. 언제부턴가 소수의 라이킷을 받는 것 외에 조용하던 내 브런치 놀이터에도 댓글이 조금씩 생기고 이로써 나는 왠지 새로운 친구가 생기는 느낌을 받았다. 랜선 친구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어린 시절 가면이 없고 오롯이 나의 민낯을 알던 중고등학교, 일부 대학 친구들이긴 한데 이미 이들과는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20년간 같은 사람만 보고 살 수는 없을 터.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 조리원 친구 엄마, 아이 어린이집 친구 엄마, 아이 유치원 친구 엄마, 아이 학교 친구 엄마 등으로 모임의 성격이 변해갔다. 심지어 첫째 아이 친구 엄마에 이어 둘째 아이까지 조리원 친구 엄마, 어린이집 친구 엄마 등 또 새로운 사람들로 확장되었다.




소외된 사람이 있는지 살피고, 있으면 말 걸고, 한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겉으로 보기엔 E(외향성)의 성향이나, 실제로는 I(내향성)인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기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 많은 곳에 있다가 오면 맥없이 늘어지고 물먹은 스티로폼처럼 축 쳐지는데, 아이의 참관 수업에 다녀온 것만으로도 이리 피곤해지고 만다. 청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사오정 같이 사람 말도 잘 못 듣고, 멀티 플레이가 되지 않아 이쪽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면 저쪽 이야기는 듣지를 못해 여럿일수록 정신이 더 없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말보다는 글로 소통하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처음에는 소통의 면에서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다소 일방적이지 않나 싶었는데 하다 보니 작가들끼리 교류하는 재미가 또 있네? 글로 소통하고 글로 이해받고 글로 공감받으며 현실 친구보다 오히려 더 친해지는 느낌마저 들 지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소통하기 시작한 몇몇 출간 작가님과 구독하고 있는 작가님 중에 출간된 책을 한번 사 보기로 (혼자) 결정하였다. 그래 이 정도 친분이면 내 흔쾌히 만 원 정도는 써줄 수 있지. 그리고, 그 책들이 오늘 도착했다!


인증사진. 몇 권은 내일 온다고 한다.


1. 최근 출간 소식을 알려주신 정신과 의사 나종호 작가님의 따끈따끈한 새 책,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조금씩 읽고 있는데 마음이 따뜻해진다. 책에도 같은 프로필 사진을 쓰신 것이 인상 깊었다.

https://brunch.co.kr/@psych


2. <사실 우리는 불행하게 사는 것에 익숙하다> 강준 작가님의 책. 새 책은 아직 발간되기 전인 거 같아 이전 책을 사 보았다. 작가님의 계획적인 성향들이 고스란히 잘 드러나는 책이었다. 바르고 올곧은 엄친아 같은 느낌.

https://brunch.co.kr/@junkang92


3. <본캐가 2학년 담임입니다> 그루잠 작가님의 책. 사실 작가님과는 개인적인 소통이 별로 없었지만 아이가 2학년이기도 하고 궁금해서 한 번 사보았다. 아직 읽기 전.

https://brunch.co.kr/@gruzam47


4. <한국의사 미국 가기> 슬기로운 뉴욕 의사 작가님의 책. 작가님의 유머 코드가 한 번씩 나와 맞아떨어져서 기분이 좋다. 내일 배송 온다고 함. 이번 기회에 미국 한번 가봐?

https://brunch.co.kr/@jeunloves


책이 쌓여 있으니 기분이 좋다. 최근 책들은 자그마한 게 손에 쥐기도 좋게 나오네. <가방을 고르는 기준> (https://brunch.co.kr/@neurogrim/92)에서 썼듯이, 책 한 권이 들어갈 최소한의 크기가 내겐 중요한데, 평소의 가방보다 다소 작은 가방에도 쏙 들어갈만한 크기들이어서 좋았다. 읽을 책이 많으니 독자로서 기분이 좋다. 책을 양산해낸 작가님들은 얼마나 뿌듯할까? 에세이 위주의 플랫폼이다 보니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읽어주고 공감하면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어쩌면 랜선 친구이지만 수박 겉핥기 같은 모임보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오늘도 글을 읽는다. 피곤하고 힘이 들어도, 부단히 읽고, 또 쓴다. 성심성의껏 글을 올려주시는 작가님들께 감사하며 나의 랜선 친구들 모두에게 평안이 깃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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