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워킹홀리데이 - Step 18
여행도 몇 번 다니고, 돈도 많지는 않지만 계속 벌고 있고, 이제 알고 지내는 사람도 좀 생겼다? 솔직히 좀 나타해진 것 같다? 그렇다면 모험 한 번 해보는 건 어떤가?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는 2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져있다. 대부분의 것들은 1년을 주기로 이뤄지므로 솔직히 1년 살다 보면 최소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대충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마련이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남은 1년 좀 더 고통받는(?) 방.'
● 내 지역 더 깊게 즐기기
워킹홀리데이는 초반부가 정말 바쁘다. 그래서 정착 초반에 지나간 시간들엔 대체 뭘 할 수 있었는지 알기가 어려운 특성이 있다. 바로 그걸 좀 더 깊게 파고들자는 것이다.
먼저, 지역에서 계절성으로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지역 축제다. 캐나다 전반에서 열리는 연방 창립일(Canada Day) 불꽃놀이라던가, 토론토의 토론토 국제 영화제(TIFF),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 캘거리의 스탬피드(Stampeded) 축제, 퀘벡의 겨울 카니발 등 특정 시점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얘기하는 것이다. 꼭 이런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특히 대도시라면 도시 어딘가에서는 항상 무언가 행사를 하고 있다. 이런 것을 쫓아가면 좋다는 것이다.
직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사는 환경을 한 번 바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같은 도시라도 사는 곳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로 다를 수 있다. 특히나 사는 곳이 토론토의 노스 요크나 밴쿠버의 코퀴틀람처럼 코리아타운 근처라면 조금 더 로컬로 이사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보다 그 환경의 차이는 크다.
가장 생산적인 건 바로 이직이다. 현재의 직업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면 뭐 별 문제 없지만 보통 캐나다에 도착해서 잡은 첫 일자리는 그렇게까지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한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꾸준한 네트워킹과 구직을 통해 커리어를 업그레이드해보자.
● 더 깊은 관계를 원하십니까?
이쯤 되면 하나둘쯤 친구가 생겼을 수도 있다. 혹시, 친구와 조금 더 깊은 관계를 갖고 싶은가? 특히나 이성(또는 동성애자라면 동성)이라면 어떤가? 안타깝게도 이건 아주 쉬운 일은 아니다.당신의 신분은 안타깝게도 일시적인 방문자고, 당신이 있는 곳에는 다른 사람도 그런 환경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관계는 그 한계가 정말 명확하다.
그럼에도 어디서나 사랑은 싹트는 법. 다만 이걸 원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리스크에 대해서 충분히 감안하고, 바쁠 수록 천천히 접근한다고 생각하고 다가가야 한다. 상대가 같은 한국인 국적자라도 해외에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 충돌할 수 있으며, 이상한 일도 충분히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도 하물며 이런데, 국적이 다른 사람이라면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살아온 환경과 궤적이 완전히 다른 만큼 나와는 완전히 다른 상식이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의를 세심하게 기울이지 않으면 좋은 친구로 남았을 수도 있을 사이가 친구보다도 못한 관계로 떨어지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소위 파트너(Friends with Benefit, FWB) 만드려고 시도하는 변태라는 인식까지 줄 수 있다. 기억하자. 건강한 관계는 여유에서 나온다.
● 지역을 바꿔보시는 건?
아예 지역을 바꿔볼 수도 있다! 취업 허가가 있는 당신에게는 거주 이전의 자유 역시 있다. 당신이 토론토에 있다가 저 멀리 유콘 주 화이트호스에 가서 서빙을 하겠다고 할 수도 있는 노릇이고, 반면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 있다가 메트로밴쿠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겠다고도 할 수 있단 얘기다.
당연히 쉽지는 않을 거다. 일단 이사 자체가 쉽지 않다. 그나마 근교고, 차량 운전이 가능하다면 렌터카를 빌려서 움직일 수 있다. 대도시의 경우에는 저장 공간(Storage) 서비스도 굉장히 활발하기 때문에 이걸 이용해서 짐을 좀 분할해서 옮길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걸 멀리 간다면? 그때부터는 정말 골치가 아파진다. 대형 이사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일단 가격부터가 만만치 않고, 제대로 배송될 거라는 보장도 없다. 항공기나 선박을 태워야 한다면 정말 답이 없는 수준의 문제가 되고.
더군다나 여러 행정 절차 중에는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들도 한두 개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운전면허와 건강보험이다. 양쪽 모두 주 정부 소관이기 때문에, 지역을 옮기게 된다면 모두 다시 신청을 해야 한다. 더군다나 그나마 큰 장애물 없이 바꿔 주긴 하는 운전면허와는 별개로, 건강보험은 주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포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지역을 바꾸고 싶다! 한다면 당신의 용기를 응원한다.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지만 캐나다는 넓은 나라다. 퀘벡과 브리티시컬럼비아는 그냥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싸게싸게 국외이주 한다고 생각하면(?) 생각보다 설레는 작업일 수도 있다.
● 혹시 한국행을 계획중이신지?
안타깝게도 버티다 버티다 견디지 못하고 한국행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특히나 안정적인 직업이 없는 경우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조언을 하자면, 가장 먼저 해야할 건 '나가면 못 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계좌를 닫는 거다. 캐나다의 경우 유효한 사회보장번호(SIN)가 만료되면 계좌를 닫아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을 원격으로는 할 수 없으니, 당연히 캐나다에서 나가기 전에 이 업무는 완료해야 한다. 이거 말고도 해야 할 일은 생각보다 한 트럭이다. 또 이런 거 하다가 항공권 예매 처럼 중요한 걸 까먹지 말고(...) 미리미리 하자.
기간 내라면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당신의 출국과 관련없어 취업 허가는 2년간 유효하다. 당연히 이걸 중간에 그만두고 나간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고, 비자 자체에 추가로 해야 할 일도 없다. 심지어 비자가 끝나도 전자여행허가(eTA)만 있으면 캐나다를 다시 방문할 수는 있다!
● 마치며
당신의 1년은 아마도 치열한 고민과 모험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줄 만 하다. 혹시나 무언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에 있는 것들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이제 다 왔다. 당신은 캐나다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아니면 충분히 유익하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