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사소했던 차이들을 인식하며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 Step 19

by 중성전자

한국으로 가야만 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가? 그 날을 맞이하여, 한국과 캐나다의 작은 차이들을 다시 한 번 인식해보고자 한다. 캐나다에서 장기간 있었다면 공감할 것이오, 캐나다에 오기 전 한국에서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상상하며 즐거워하길 바란다.




● 미소, 인사, 그리고 가벼운 대화(Small Talk)


한국에서 캐나다를 오자 마자 체감할 수 있는 것들이 바로 사람들이 나에게 보내는 반응이다. 당신은 언제든 웃고, 인사하고, 가볍게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일단 동아시아에 비해 캐나다 전역의 사람들은 미소가 많은 편이다. 과장 좀 더 보태면 웃지 않으면 조금 이상하게 볼 수도 있다. 물론, 캐나다에서 태어났거나 오래 산 사람이 아닌 다른 나라 출신들은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심지어 동아시아인이 상대적으로 무표정한 것을 좀 싫어하는(?) 느낌으로 만들어진 신조어조차 있다. 웃어라. 그래야 본전은 간다.


또, 언제나 1:1로 사람을 대하게 될 경우 인사를 해야 한다. 그게 잠깐 스쳐 지나가는 경우라도 말이다! 물론 그게 거창할 필요는 없다. Hi, How are you?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그걸 하지 않는다면 무시받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상대가 가지게 될 거다.


한 발 더 나가, 인사 뿐 아니라 자주 본 사람이라면 인사 뿐 아니라 아주 시덥잖은 대화라도 해야 한다. 가장 만만한 게 날씨, 오늘이나 주말에 뭐 하는지, 웃긴 일은 없었는지, 멍청한 소리 뭐 그런 것들이다. 인간관계의 윤활유 같은 것이니 꼭 잊지 말고 실천하자.




● 개인 인식의 차이들


개인 공간이라는 걸 존중해야 한다. 내가 생각했을 땐 이게 한국과 캐나다의 가장 큰 차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캐나다에서 사람들이 방어적이면서도 속을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고, 반면 캐나다에서 살던 사람들은 한국인이 무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길을 지나갈 때 'Sorry' 또는 'Excuse me'하는 말과 함께 항상 양해를 구하는 것. 작은 행동이지만 이런 곳에서부터 개인의 공간을 어떻게 크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한편, 타인이 뭔가를 당연히 해야 한다거나, 그렇게 하게 만드려는 시도도 안 하는 게 좋다.


또 위의 연장선으로, '통계적으로 선입견이 들어간 질문'은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안 하는 게 가장 좋다. 추가로, 많이 알 수록 이런 짜치는 상황을 피할 수가 있다.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게 초면에 호구조사(...)를 하는 것인데, 나이는 보통 가장 실수하기 쉬운 주제 중 하나며, 깊은 이해가 있지 않은 상태로 국적이나 종교, 성적 지향 등을 물어본다면 상대에게 매우 큰 실례가 될 수 있다.




● 일상의 작은 배려들


위의 연장선에서 언급되는 것들 중 하나인데,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가장 놀라는 게 일상에서 타인에 대한 양보가 정말 적다는 것이다. 개인 공간을 존중하는 면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배려가 굉장히 일상화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가장 일반적인 상황은 바로 문을 열 때 열고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것이다. 물론 접근하는 사람이 너무 멀리 있다면 굳이 잡아줄 필요까지는 없지만, 대여섯 발짝 정도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이 있다면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문을 잡아주는 게 캐나다 전역의 예의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곳에서의 배려도 다르지 않다. 노약자가 보이면 자리를 양보하는 건 한국 뿐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통하는 상식이다. 반면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노약자석으로 표시된 곳에 앉아도 다른 사람들이 딱히 상관 안 한다는 것이다. 필요해보이는 사람이 오면 벌떡 일어나서 비켜주면 된다.


또, 꼭 순서를 칼같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자. 아무리 질서가 중요하다고 해도 너무 급한 사람이 보이면 양보 좀 해주고, 앞에서 뭐라고 좀 떠들고 있어도 여유있게 차례를 기다려 주자. 이게 불만인가? 이 도시에서는 잃을 게 많은 사람이 참는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지도 모른다(...)




● 그냥 물건 사고 먹지만 말고


내가 돈 쓸 때라고 다르지 않다.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도 위의 1:1 대응(...) 과정을 지켜야 한다. 예의 있게 기다리고, 인사하고, 스몰톡하고, 이상한 소리 하지 않고 쿨하게 나오고. 그런데 그나마 내가 점원 보고 가서 물건을 사는 쪽, 예를 들면 가게나 카페, 포장 음식점 같은 곳이면 그나마 이걸로 끝이다. 진짜는 따로 있다.


바로 레스토랑에서 서빙 받을 때의 예절이다. 어디를 가나 일단 손 들고 이모부터 찾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렇게 답답하고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있나 싶을 것이다. 먼저 서버는 절대 직접 부르지 말고 기다려야 하며(직접 부르면 느린 서비스에 대한 항의 표시가 된다), 이걸 위해서 그윽한 눈빛을 담아 서버를 보고 있어야(...) 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다.


더 큰 문제는 팁이다. 캐나다의 어느 식당이든 서빙을 받았으면 팁을 줘야 한다(반대로, 서버가 없고 내가 직접 계산도 하고 음식도 가져가야 하는 곳이라면 팁을 줄 필요가 없다). 팁은 보통 먹은 음식값에 비례해서 주는데, 개인만의 기준이 있어 뭐라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단 내 경우 적당히 만족하면 15%, 더 좋으면 18%, 꽤 훌륭한 서비스를 받았다면 20%를 주는 편이다.





● 마치며


위의 것들을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한국의 삶은 캐나다와는 아주 많이 다르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 감정, 조금이라도 기억해두면 한국에서도 조금은 여유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캐나다는 당신이 이런 준비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항상 기다리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캐나다에서 조금 더 오래 있을 방법들에 대해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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