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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Jan 20. 2022

미래에 대한 단상

어쩌면 지금이 가장 행복할지도

 예술이란 이름 아래 수 많은 자원과 에너지가 쓰이고, 거리에는 휘황찬란한 불빛을 내뿜는 조명과 네온사인이  즐비했던 시대. 단지 멋지다는 이유만으로 연비가 한자릿수면서 재활용도 안되는 재질로 만들어진 스포츠카가 거리를 누비고 사람들이 육식을 하기 위해 해당 열량의 몇 배에 달하는 영양분을 쓰던 시대. 선물과 상품 포장을 위해 일회용품이 한 가득 쓰이고 제대로 읽히지도 않는 인쇄물들이 거리에 즐비했던 시대.


 그런 시대가 가고 있다. 자원의 풍요는 인간에게 한없는 다양성의 발로를 제공해 주었지만 그 대가 또한 우리가 치뤄야 할 것이었으니.


 지독한 것 뒤에 더 지독한 것이 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이 급작스런 재앙이 되었던, 범 정부적 규제가 되었던 어떤 것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되도록 후자쪽에 가깝길 바란다) 이로 인해 벌어질 미래상의 변화를 다각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식사를 알약으로 해결한다. 거기에는 인간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분이 다 들어 있다. 자동차는 효율을 극대화하고 재활용이 가능하게끔 설계되어 다 비슷비슷한 디자인을 띤다. 여차하면 제품이 호환되어야 하고 생산 공정을 간소화해 자원소모와 환경 오염을 줄이게 하기 위해서이다.


 주택은 공유 주택이 활성화되어 주택을 소유한다는 개념은 극히 일부분의 부유층에 한정되어 있고 리스 개념이 대다수이다. 자기 소유의 집보다는 주거 시설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인간은... 더 이상 바다의 혜택을 받지 못 한다. 바다란 이제 높아진 해수면으로 인간의 주거지를 위협하는 수단일 뿐, 먹거리를 제공해 주지도 휴양을 제공해 주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높아진 해수면을 상쇄하기 위해 높은 건축물을 선호한다. 바다는 모든 쓰레기들의 종말점이 되어 각종 화학물질의 장이 된다.


 부유한 사람들은 그래도 해산물을 수족관에서 공수하고, 건물 안에서 인공적으로 재배되는 식물과 사육되는 동물로 현대와 비슷한 수준의 식사를 영위한다. 그러한 식사 한끼의 가치는 일반 시민이 한달간 일하는 월급에 필적하지만, 부자에게는 그저 잉여 자본력을 소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가상현실 세계로 들어간다. 촉감과 시각을 완전한 형태로 만족시킬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뉴런과 시냅스에 직접 작용하는 전류의 흐름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끔 느끼게 하는 기술로 인해, 대다수의 잉여 인류는 현실에서 활동한다면 소모하게 될 자원에 비해 훨씬 소수의 자원인 약간의 전기자극 만으로 가상현실 세계에서 생활한다.


 많은 형태의 서비스가 인공지능에 의한 서비스로 대체된다. 일도 로봇이 한다. 인류 중 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사람은 극 소수고, 대부분은 그저 삶을 연명하면서 가상에서의 재미에 삶을 소비한다. 밖에 나가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각종 신종 전염병, 흉폭한 태양광, 타는 듯한 대지에 대해 거주 공간 이외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각종 보호수단과 면역력을 갖춘 극소수의 부유층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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