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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Oct 31. 2022

현실과 비현실감 사이 그 어딘가

균형 잡기(neutrality)

 오전 명상을 했다. 아직은 정말 정말 부족하지만, 명상을 하면 할수록 이 세상이 덧없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좀 더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가보자. 차원, 중력, 파동, 시간 뭐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 명상하다 보면 이런 것에 대해 느끼게 된다.


 만물은 파동이고 그 세기에 따라 이 차원까지 도달한 일종의 프로젝션이라는 느낌이 강력하게 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시간이 영향을 끼치는 영역이고, 나라는 아바타는 이곳까지 영사된 하나의 파동에 불과한 것. 이 프로젝션의 기원에는 융이 말한 집단 무의식과도 관련 있는 것이 있겠지.


 그렇게 과학적인지 영적인지 모를 곳까지 나와 이 세상에 대해 들어가다 보면 결국에는 '나'는 허무하게 보일 수 있다. 어차피 본체가 따로 있는 3차원 수준에의 영사체인 한줄기 파동일 뿐이라면 이 세계의 나는 의미 없는 것 아닐까?


 하지만 역시 그렇지 않다. 시간이 존재하는 이 수준의 차원이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것들이 이렇게 생생하고 다채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만 느끼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있기에 우리가 이곳까지 투사되어서 이렇게 희로애락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닐까 한다.




 정신과에서 하는 정신 검사 항목에는 reality testing이라는 항목이 있다. 말 그대로 현실 감각이 어떤지 보는 것인데, 만약 정신과에 내원해서 '이 세상에는 여러 개의 차원이 있고 나는 그중에서 3차원에 존재하는 하나의 아바타 같은 존재여서 인생은 허무하다'라고 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정신과에서 reality testing 항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것이다. 어쩌면 조현형 인격이나 망상장애와 같은 진단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러한 생각이 일상생활에 문제를 가져올 때의 일이다. 인생이 허무하기 때문에 집도 차도 남에게 다 줘 버리고 나의 몸조차 함부로 한다면 그것은 정말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저와 같은 생각이 있어도 열심히 살고 일상에 문제가 있다면, 정신장애라고 할 수 없다.


  당연히 그러하다. 내가 이 차원의 영사체여도 그것 자체로 소중하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3차원 파동 투사체라는 생각은 엉뚱하게 보일 순 있지만 허무주의나 망상류의 정신병과는 결이 다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대과학과 노자사상 등 철학에 반하지 않는 생각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영적인 영역을 넓히는 명상을 하고, 세상적인 차원에서 먹고 돈을 번다. 이 둘 사이의 균형 잡기는 참 중요한 것 같다.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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