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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Dec 08. 2020

시국시

2016. 11. 10 작

겨울이 오면서

하강한 기온과

차가운 서릿발에

대지의 모든 것들이

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는

겨울 서리보다 차디찬

민중의 서릿발에도 불구

끝을 받아들이지 않고

생을 연명해가는 것들이 있다.


100년을 더 살던 고목도

여름 내 화려함을 뽐내던 꽃도

그 소산이 어떠했건 간에

때가 되면 끝을 맞이하는 것이

대 자연의 섭리인 것을 안다.


이처럼 그들도 곧 깨닫게 되겠지

시린 겨울이 오면

지금껏 내린 서리보다 두터운

함박눈 하늘에서 내려와

온 땅 덮어버린다는 것을.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직후 쓴 시.

커버 사진은 2일 뒤 집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박통은 하야하였고, 이 순간은 역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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