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슨한 빌리지 Apr 23. 2018

준희와 진아에게 배우는 썸의 정석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배우는 연애의 결정적인 한방!



정약용의 재평가 되어야 할 업적, 후손 정해인



본격 현실 연애 체험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재방송에는 이런 카피가 붙었다. 아니나 다를까 매회 엄청난 명장면들을 탄생시키며 연애는 둘이 하는데, 보는 나의 심장이 남아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내가 이 둘이랑 함께 썸타고 연애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나두 가치 껴주세욧..)


지난 몇 년간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존재들과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들이 유행했었다. '별에서 온 그대'에선 다른 행성에서 온 존재와 사랑에 빠졌고, '도깨비'에선 말 그대로 몇 천년의 생을 사는 도깨비와의 사랑이 그려졌다. 그런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물론 두 배우의 비주얼은 비현실적이지만) 언젠가 경험했을 법한 혹은 경험할 수도 있겠는데? 착각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설정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래서 뭐랄까 현실 연애의 단계들을 자잘하게 쪼개서 영상 화보집으로 만들어 놓은 것만 같다.


게다가 그 썸을 타고 연애를 하고 점점 관계가 깊어지는 모양새가 정말로, <연애의 정석>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주 바람직하다. 극 중 준희와 진아가 어떻게 썸을 타기 시작했으며 어떤 언어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지, 어떻게 상대방을 기다려주고 배려하는지를 가만 살펴보면 말이다. 음 그런데 사실 썸 타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정말?) 일단 호감을 자주 표현하고, 같이 밥을 먹고, 무엇이든 같이 하고, 가까운 곳에 살면 더 좋고.


그런데 늘 여기서 더 진전되지 못하고 관계가 흐지부지 되어 버린다면. 그건 아마 당신이 <수학의 정석>에서 딱 집합이나 행렬 부분까지만 손때 묻히며 공부했던 것처럼, 연애로 진전시킬 결정적이고 꾸준한 뒷심 또는 요령이 부족한 탓일 게다. 그래서 그 결정적인 뒷심, 상대방이 '아 진짜 얘랑 사겨볼까?' 싶게 만드는 그 포인트들은 어디서 오는 걸지 한 번쯤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다른 게 아니라 진짜 그 미묘하고 작은 한방이 없어서 너가 걔랑 연애 못하는 거라니까... 그래서 준비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배워보는 결정적인 한방들을.




준희와 진아가 알려주는 썸의 기술 5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배우는 썸의 정석!



1. 자연스럽게 다음 약속 잡기

준희 : 앞으로 내 점심값 책임지면 되지.


다시 만난 그 순간부터 진아에게 무언가 관심 있는 눈빛을 쏟아내는 준희는 '나 밥 사줘 누나'라고 뜬금없이 카톡을 한다. 하지만 분위기 좋은 파스타 집을 소개하고, 와인까지 곁들인 식사를 한 후에 미리 몰래 계산하고 나가 있는다. 미안해하는 진아에게 앞으로 내 점심값 책임져 달라고 말하는 그는 자연스럽게 다음 약속 연결 고리를 남겨둔다. 썸타기 시작할 무렵에 훅 치고 들어오는 '우리 데이트 할래?'는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그보단 '맛있는 떡볶이 먹을래?', '산책하러 갈래?', ' 날씨 좋은데 야경 보러 갈래?', '나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는데~' 같은 멘트가 훠얼씬 자연스럽고 다음 연결고리도 찾기 쉽다. 함께 먹거나 본 것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다음에 또 하자!' 또는 '다음에는 제대로 하자!'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2. 상대방을 다 아는 척하지 않기

진아 : 오구 언제 이렇게 컸어~?


진아와 준희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관계여서 이런저런 농담들이 오가긴 하지만, 절대 서로를 다 아는 체 하지 않는다. 새롭게 만난 관계에서 썸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처럼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과 관계가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오래 알던 관계라고 해서 상대방을 다 아는 척 짐작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상대방과 친해졌다고 생각할 때나 오래 알고 있던 상대와 썸을 탈 때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이다. "내가 널 오래 봐서 아는데, 널 잘 알아서 그러는데~" 어떤 좋은 소리가 들어간다 한들 이런 (꼰대 같은)소리는 연애를 시작할 때엔 더더욱 듣고 싶지 않다. 자고로 연애감정은 잘 알던 것도 모르게 될 때 촉발된다는 말씀. 그래서 오래 알던 관계일수록 연애감정을 발전시키고 싶다면 더욱 조심스러워야 한다. 이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을 다 안다는 듯 말하는 것이 물론 친근함을 느끼게 할 때도 있지만, 적절한 수위와 타이밍을 찾는 일은 꽤나 어렵다. 때로 종종 잘못 표현하고 오해되어 어긋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으니 아는 척은 참자.



3. 신중하고 예쁘게 말하기

준희와 진아의 모든 말


준희와 진아의 대화를 가만 듣고 있으면, 대화 한마디 한마디가 참 예쁘게 오간다. 별것 아닌 이유로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지듯, 별것 아닌 이유로 누군가에게 정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괜히 수위 조절 못한 농담이라거나, 진심이랑 다르게 튀어나오는 말실수를 줄이려면 상대방을 배려하고 또 배려해야 한다. 그러다 만약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빠른 사과라도 해야 한다. 준희는 진아의 전남친 문제로 틱틱대며 말을 하다가, 진아가 '빈정대는 것 같다'지적하자 바로 사과한다. 지속적인 배려와 빠른 사과. 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썸이든 연애든 실패 확률을 꽤 많이 줄여줄 것이다.



4. 과거에 대한 배려와 기다림

준희 : 맘대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데 멀쩡한 게 이상하지


진아와 준희의 썸은 과거가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다. 사랑의 시작과 끝이 때로 포개어질 때가 있는데, 이런 순간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사실 진아와 구남친과의 질긴 연애는 제삼자가 보기에 뭔가 이상한 구석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회사 동료들도, 부모님도, 심지어 가장 친한 친구 경선이도 진아와 규민의 관계를 자주 오해한다. 준희 또한 그런 진아의 상황을 오해하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준희는 진아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믿어준다. 남녀 사이는 정말 케바케 사바사라는 것을, 그리고 본인들만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진아의 과거 청산을 기다려준다. 물론 꼭 필요할 때는 가뿐하게 나서 주는 것도 포인트. 그러나 그렇게 나서서 도와줬던 것으로 생색을 낸다거나, 과거 정리가 왜 이렇게 힘드냐며 쉽게 진아를 포기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한심한 연애를 했다며 자책하는 진아를 다독이며 자존감을 지켜주기까지 한다.



5. 결정적인 순간엔 진지하게

준희 : 아니, 누나가 더 예쁜데...

우리 이제 남녀 사이 된 거야?


준희는 시도 때도 없이 진아에게 헷갈리는 농담을 던지긴 하지만, 그럴 땐 아리송하게 진담반농담반의 느낌을 한껏 티 낸다. (like 공기반소리반 기억해!) '예쁘면 다 좋냐?'라는 진아의 툴툴거림에 귀엽다는 듯이 웃으면서 '누나가 더 예뻐'라는 둥 '마음에 드는 여자는 찾았냐'는 질문에 '아직까진 윤진아가 제일 낫네'라던가. 아무튼 예쁘단 칭찬은 농담으로든 진담으로든 몇 번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연인관계의 시작에 대해서 가벼운 농담을 던지는 것이다. 썸인지 아닌지 헷갈릴 그 무렵의 감정에, 농담처럼 고백하는 건 사실 정말 노잼이란 것을 아시는지? 사귀자 어쩌자 라는 뉘앙스를 자꾸만 농담으로 던지지 말자. 듣는 상대방도 이게 진심인지 놀리는 건지 헷갈리고, 그냥 가볍게 이런 말을 할 정도로 이제 내가 편한가 싶게만 만들 뿐이다. 준희는 진아와 마침내 손을 잡고서야, 그리고 왜 내 손을 잡았냐고 묻고 나서야 '우리 이제 남녀 사이 된 거야?'라고 재확인할 뿐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신중하게 진아를 기다려 왔는지, 진중하게 서로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왔는지를 한번 더 어필하며 본격적인 연애 단계로 나아간다.





사진출처 :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포토 갤러리



썸타볼까 우리





매거진의 이전글 책덕후가 독서를 즐기는 5가지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