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대한 사려 깊은 시선, 최은영 작가의 문장들
모든 일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 언젠가는 이겨내기 어려운 일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그럼 꼭 그렇게 하지 못해도 괜찮은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건 누구의 아픔도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려는 태도, 일부러 노력해야 가능한 능력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 노력을 하는 인물들이 최은영 작가의 소설엔 유독 자주 등장한다.
사랑이 다 하여 관계를 정리하는 순간, 서로에게 남는 미안함이라는 감정은 얼마나 설명하기도 위로하기도 어려운 감정인지. 먼저 관계를 놓아 버리게 되는 이의 복잡한 심경을 이렇게 풀어냈다.
하던 일을 매조지고 돌아보면 '시작할 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확신, 그 작은 믿음을 요즘은 잊고 살았다. 머뭇거리며 나아가는 긴 문장을 읽다가 문득 나는 '이미 행복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어쩌다 보니 오랜만에 만나게 된 소중한 사람과의 대화가 엇돌 때. 그 이유를 생각하면 이런 때문이었다. 상대가 아플 때 함께이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굳이 미안해하지 않길 바라는 상냥함. 그러나 그렇게 헤어지면 언제나 아쉬웠고 다시 미안해졌다.
울음이 터질 때마다 특별한 이유를 묻거나, "네가 왜 울어?"라거나 "뭘 잘했다고 울어?"라 묻는 (사회 혹은 주변의) 반응을 예측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집에서 홀로 토하듯 울고 나서, 이 구절을 마주치고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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