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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슨한 빌리지 Nov 19. 2018

11월 베스트셀러, 읽어 말아?

김수미 요리책부터 이석원 에세이까지, 대신 읽고 알려줌

베스트셀러라고는 하는데,

나와 맞을지 모르겠다고요?

여러분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까!


느빌의 에디터들이 매달 베스트셀러를

100쪽까지 읽고 더 읽을지 말지 결정해드립니다.


《 11월 종합 베스트셀러 5 》 (전월 중복 제외)

트렌드 코리아 2019

당신이 옳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제0호

수미네 반찬


없는 책은 《10월 종합 베스트셀러 5》에서



#올해도어김없이 #소비트렌드 #목차가다했네

트렌드 코리아 2019│김난도 외│미래의창│17,000 원


연연(나름 요즘 것들인 90년대생 직장인):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매해 내놓는 소비 트렌드 전망서. 2019년의 단어는 PIGGY DREAM(돼지꿈).  내년 소비 키워드에서 앞글자를 땄다(기보단 돼지띠의 해에 맞추어 만들었다. 10년 넘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Play the Concept(컨셉을 연출하라). Invite to the 'Cell Market'(세포마켓). Going New-tro(뉴트로). Green Survival(필환경시대). You are my Proxy Emotion(감정대리인). Data Intelligence(데이터 인텔리전스). Rebirth of Space(카멜레존). Emerging 'Millennial Family'(밀레니얼 가족). As Being Myself(나나랜드). Manners Maketh the Consumer(매너소비자). 각 트렌드를 자세히 설명하기 전에 먼저 2019년 흥행 상품 10개를 꼽고 이유를 분석한다. <나 혼자 산다> 같은 관찰예능, 방탄소년단, '배틀그라운드' 같은 배틀로얄 장르 게임 등이 대표적. 수평적이고 솔직한 소통, 유료결제가 통하지 않는 균등한 경쟁에 끌린 덕이란다. 2018년 트렌드를 정리한 후에 2019년 트렌드 키워드를 하나씩 살핀다. 품질이나 서비스로 승부하는 마케팅 대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진 컨셉팅, SNS 채널 성장과 함께 등장한 규모는 작지만 영향력 있는 셀러와 소비자를 뜻하는 세포마켓 등 내가 요즘 것들이라서일까. 딱히 새롭지는 않다. 목차 이상의 인사이트를 기대한다면 비추. 요즘 유행하는 상품과 서비스 리스트를 바란다면 추천.


#조건없는_아군 #나는소중하니까 #네가옳아

당신이 옳다│정혜신│해냄│15,800 원


학곰(지쳐 쓰러지며 되돌아가는 내 삶이 초라해 보인데도~ 나를 믿자고 다짐한 빅-텐션-맨): 주변에 (나부터 시작해서) 아픈 사람이 참 많다. 따뜻한 물 마시고, 수면시간 보장하시고, 적당히 운동을 해야 우리네 건강은 유지될 것이라는 걸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일상에서 그 당연한 것들을 우린 놓치고 산다. 그래서일까 아픔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이는 육체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당신이 옳다』는 정신과 의사 정혜신이 쓴 심리학 책이다. 이 책 또한 심리학서 특유의 익명의 환자(혹은 주변인)들의 치료(혹은 교정) 사례가 많이 등장한다. 병의 치료보다는 공감에 방점이 찍힌다는 점에서 다른 심리학 책들과는 조금 다른 위치를 점한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사람 좋은 말들 이를테면 '행복하새오. 나를 사랑하새오.'같은 뜬구름 잡는 말만 적힌 힐링서는 아니었다.

100p까지 읽고 내가 정리한 요지는 '어떠한 상황, 어떠한 순간에도 나의 아군이 될 사람이 필요하다.'였다. 나에게는 나의 존재를 증명해줄 만한 사람이 있는가. 그리고 나는 누군가의 존재를 증명해줄 만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쓰렸다. 타인에게 힘듦을 호소했을 때 들었던 보편적인(?) 충고와 훈수, 조언들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던 건 어쩌면 내가 힘듦을 해소할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내 편이 되어주세요 하고 SOS를 치고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마찬가지로 나에게 내밀었던 손을 내밀었던 이들의 의중을 모르고 정답만을 돌려주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지더라.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볼 생각이다. 따뜻한 물 마시고, 수면시간 늘리고, 운동하라는 정답보다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을 다친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서로 치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주변부터 바꿔나가고 싶다. 우리 모두 아픔을 방치한 채로 살다 보면 다들 제 명에 못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3년만에돌아온 #이석원산문집 #가슴이아리지만따뜻한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이석원│달│13,800 원


이주(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어 퇴사한지 3일째): 이석원의 세 번째 산문집.『보통의 존재』와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후 3년 만이다. 사랑과 이별, 일 등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짧은 글에 담아냈다. 나의 진심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어느 날은 갑자기 그 사람을 잃기도 하고, 삶을 지탱해주기 위해 하던 일에 끝없는 회의감이 찾아오기도 하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몸이 점점 기력을 잃어가기도 하고. 어느 누군가에게만 필연적으로 주어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겪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삶 속에서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계속 써야만 했던 글이기도 하다. 읽다보면 가슴이 한없이 아리며 울컥할 것 같기도 하지만, 작은 웃음이 터져나오며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면, 베스트셀러 대신 읽어주기를 위해 서점에서 100페이지까지만 읽으려고 했는데 책을 집어들고 30페이지도 채 읽기 전에 '이건 그냥 사야한다'하고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동안 후루룩 읽어버릴 수 있는 책이라기 보다는 오랫동안 하나씩 천천히 곱씹어보면서 읽고 싶은 책이었기 때문. 침대 맡에 두고 하루를 버티기 위해 애쓰며 힘들었던 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조금씩 읽고 싶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나의 하루에 대해서도 조금 끄적여보고 싶다. 그렇게 읽다보면 '이렇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구나' 하면서 힘든 일도 괴로운 일도 즐거운 일도 한 편의 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미스테리 #스릴러(?) #언론의거짓부랭이 #술술읽힌다

제0호│움베르트 에코│열린책들│13,800 원


해정(....?) : 움베르트 에코의 마지막 책이란다. 나는 이분에 대해 잘 모르지만 늘 동경해왔더랬다. (잘모르는데 어떻게냐고 물으신다면 나도 잘 모른다?!) 여튼 나름 기대를 하고서 책을 읽었는데, 기본적인 설정이 재밌었다. 발행하지도 않을 신문을 만드려는 사람. 발행하지도 않을 신문이라는 걸 모른채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일하며 몰래 소설을 쓰는(?) 주인공. 흥미돋는다. 게다가 소설은 주인공이 위험에 처한듯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러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내가 왜 위험한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초반부에 주인공이 겪은 위협은 무엇이며 그 신문 작업이 주인공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면 그건 왜일지, 궁금해지는 내용 전개였다. 중간중간 생소한 단어가 많았고, 등장인물들 이름도 생소해서 읽는데 막 속도가 붙지는 않았다. 그러다 어느 기점을 이후로는 술술 읽혔다. 작가의 글빨일지, 번역자의 글빨일지, 여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읽다보면 언론이라는 것이 결국은 기업활동에 맞먹는 산업이며 진실이라든지 하는 것에는 딱히 관심이 없다는 걸 어렴풋하게 짐작하게 된다. 당신이 시니컬한 등장인물들을 좋아한다면 특히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딱 100페이지까지만 읽었기 때문에 초반부 내가 느낀 감정과 호기심, 그것들이 끝에서 잘 수습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100페이지까지 흥미로웠으니까, '읽자!!!'.   


#수미네반찬을_책으로 #레시피북 #매력은글쎄

수미네 반찬│김수미, 최현석 외│성안당│17,000 원


다희(혼자서도 자주 요리해먹는 프로집밥러) : 최근 방영 중인 tvN 요리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의 레시피를 정리해 책으로 묶었다. 배우 김수미의 요리 레시피와 출연 셰프들이 방송에서 보여준 퓨전 요리 레시피들을 차례로 배치했다. 보고만 있어도 군침이 도는 메뉴 선정은 한식의 기본적 매력을 잘 느껴지게 하면서도 그걸 잘 활용한 퓨전 요리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레시피북인 만큼 음식 사진이나 중간 과정에 대한 고화질 사진들이 더 많기를 기대했는데, 많은 부분을 방송캡쳐로 대체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클립 영상들을 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 레시피북 으로서는 개성이나 매력이 약한 편이라서 굳이 책으로 소장할 정도는 아닌 느낌? 그래도 방송에서는 정량보다는 느낌이나 손맛대로(?) 알려주는 소스 배합 비율이 책에서는 자세히 나온 편이라는 점은 좋았다. 방송 속 레시피가 마음에 들어 소장하고 모아서 보고 싶다면 책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베스트셀러, 읽어 말아?] 시리즈는 12월에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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