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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verlish Nov 29. 2018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능력은 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을 내릴 자신이 없다.


나는 개발자로서, 내가 상상하는 것을 마음먹은 대로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 0에서 1로, 기존에 없던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하나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한도 끝도 없이 비교하게 되니

믿음의 영역일 뿐.


답이 없는 세상에서 답을 찾아가는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을 만든다.

그 하나하나의 인생이 모여 공통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곳이 회사다.


나는 어떤 회사에 다니는가? 나는 나의 회사에 어떤 영향을 주고자 하는가? 



스스로를 향한 물음표가 늘어날수록 다른 이들의 물음표와 답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기왕이면 무난히 짐작할 만한 물음표와 답이 아닌 조금 특별한, 자신만의 물음표와 답을 지닌 이들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 8


몸은 고되었지만 사실 어제 내 마음은 출근하지 않았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의 마음처럼 창작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여전하고, 나는 그냥 지금 그 마음을 행할 뿐이다. 그러니 퇴근이라는 말은 무의미했다. - 24-25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아티스트와 관계 맺으며 즐겁게 일하는 저를 보며 부럽다고 얘기하곤 해요. 하지만 선뜻 그 길을 선택할 용기는 없다고 말하죠. 그만큼 일의 즐거움보다는 다른 가치가 더 중요한 것이겠죠. - 37


내 나이 서른이다. 많다면 많은 나이지만 아직 마음만은 청춘이라.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조금 더 애써보자. 세상의 소리보다는 마음의 소리에 조금 더 귀기울이면서. - 57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으니 아직도 이것저것 공부해 가며 일해요. 물론 규모가 더 크거나 체계적인 곳에 갔다면 제 모습이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만큼 창의적이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 80


우리 회사 직원들처럼 각자 일이 바쁜데도 모든 회사 일이 자신의 일인 듯 함께 고민하고, 관심 갖는 이들이 또 어디 있으랴. 기대에 찬 얼굴들이 고마워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 90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즐겁게 일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묻게 됐다. - 102


직업으로써도, 개인적인 삶으로써도. 과연 나는 지금 그 가치를 향해 살고 있는 걸까? 살아가며 중간중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지금 이 길이 맞는지. 그래서 살아가다 보면 언덕도 나오고 갈림길도 나오는 것 아닐까? 잠깐 숨을 돌리며 자신의 가치를 돌아보라고. 그런 다음 확신을 가지고 다시 힘을 내어 걸어가라고. - 105


박진주는 선배에게 “어떻게 인물이건 제품이건 다 잘 찍을 수 있게 되셨어요?" 라고 물었고 “나는 내가 못 찍는 사진이 있다는 게 싫다”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갑자기 멍하게 생각에 잠겼다. 이 사람을 다양한 사진의 세계로 이끈 게 바로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서서히 누그러졌다. - 142


“그렇죠. 근데 보통 주변의 시선에 따라 규모를 결정하기는 하죠. 처음 사회에 나올 때는 사실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가족, 친구의 시선 등. 하지만 갈수록 그게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엇보다 자기를 잘 아는 게 가장 중요해요. 어떤 길을 가고 싶은 지를 찾으면 규모가 어떻든, 누가 어떻게 평가하든 상관이 없지 않나요?” - 175


어느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감정과 문제들이 섞여 한 개인의 기운을 만들기에, 사람이 가진 에너지 스펙트럼의 폭은 참 넓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수없이 변화를 맞는다. - 218


이 대목에서 나는 ‘일이 과연 즐거울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에 대해 그와 내가 생각하는 결정적인 차이가 무엇인지 알았다. 나에게 일은 일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재밌는 일이라도 일이 되면 괴롭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고수하며 지냈다. 하지만 문현걸에게 일은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할 학문의 영역에 있었다. - 267-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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