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삶에 대하여
글만 쓰다 죽은 시인의 삶을 보도하는 기사를 보면 그렇다
과거 한때 빛났던 영광을 짚어주다
유작을 읊어 처연한 분위기를 만들고 교훈을 지어다 포장한다
그래 봤자 부고는 쓸쓸히 마칠 것을
글만 쓰다 혹은 밥만 벌다 죽은 이라던가
누가 알겠는가
그들의 삶에 속속 깃든 것이 밥 냄새인지 책 냄새인지
알게 뭔가 당신이
어차피 관심도 없는 것을
세상의 나로 살아가는 일은
누군가 나에 대해 한 줄 말할 것을 위해
켜지지 않는 조명을 짊어지고 평생
영광이란 것이 비쳐오기만 기다리는 일
나의 나로 살아가는 일은
어둠 속에 자꾸 스스로의 발등을 찧는 일 아파도
말하지 않고 듣지도 못하고
그래서 아무도 나에 대해 알지 못하게
은밀하고도 조용하게
세상이 나의 냄새를 맡지 못하기를
검은 진공 속으로
숨어라
웅크려라
지켜 너만
지-켜라
누가 알겠는가
내 삶이 무명이었는지 유명이었는지
알게 뭔가 당신이
결국 유명은 달라질 것을
그러나 내 마지막 부고는 모를 이 없게 가장 떠들썩하게 누구의
관심도 꺼져버린 내게는 향하지 않게
식장이 모르는 이들로 북적북적하게
할 말이 없어 부의금이라도 내지 않으면 안 되게
내 사람들이 돼지 수육이라도 배 터지게 먹게
오직 부고만은 화려하게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