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대하여, 2017
나로서 나로서 존재함이 빛과 같은 사람은
세상이 원하는 대로 조형되지 않고 끝없이 비치며 닥쳐오는 물결에 흔적도 입지 않고
그렇게 있다
세상이 그대로이듯 스스로 정화하려 하지 않듯
이는 좁은 문이며 빛나지 않는 길이다
깊고 무거운 파도가 숨을 집어삼켜도 기다려야 한다
당장 물속에 갇혀 호흡할 수 없어도 다시 새 숨이 올 것임을
잘 모르겠는 그것을 믿어야 한다
그렇기에 좁은 문으로 들어서는 일은 어렵다
좁은 문 앞에 모여드는 모래알 같은 절망은 끝을 알 수 없다
그마저 응원하는 이 없는 고독 속에서 전의를 모은다
아름다움 아닌 아름다움
찬란하지 않은 찬란함
풍족하지 않은 풍족함
그것을 아는 자 진정한 삶 속에서 영겁의 싸움을 이어갈 수 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는 이라면
세상이 휘두른 체에 걸러져 나온 이라면
그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