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하는 인간

2018, 개인에 대하여

by enby



그는 언제부터 그였는가, 또 그는 언제부터 그였는가.

수십 장 캘린더, 셀 수 없는 해와 달이 넘어가는 동안 주어진 형태와 그림자를 아끼며 그와 그 아닌 것의 경계를 만들었지. 태어났다는 사실 만으로 존엄을 부여받고 어딘가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자신이 될 권리와 함께 얻은 숙제조차도. 그러나 하루하루 단편의 숙제를 기꺼이 완성해나가면서도 경계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출 수 없다. 그것은 때로 공고하고 때로는 허물어진다. 마주하는 타인의 얼굴은 진실이 아니다. 자신 또한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제각기 다른 곳을 향한 말과 대답. 우리가 진실에 관심이 없다는 뼈아픈 사실이 그를 찌른다. 점차 그와 그의 생각에 개입할 존재는 사라진다. 결국 세상은 알지 못하는 이들로 가득 찬다.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표출. 그것이 경계를 만들고 그를 공고히 하면서 또한, 그를 아프게 한다.


태초의 세계가 존엄을 부여하고 떠났다. 그는 여전히 안에 있지만, 오늘 아무도 그를 알지 못한다. 그를 증명해줄 이가 없으므로 진정 그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다. 오직 아는 것은 개체로서의 존엄. 그리고 존엄이 증명하는 모든 지평을 초월하는 독립이다.

흐린 태양 아래 쪼그려 앉는다. 한숨을 푹 쉬고 지금 그는, 또 다른 그는 어디인가.

당신의 세계는, 그리고 진실의 세계는 어디인가. 독립한 존엄, 허물어진 경계는 누구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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