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밤에서 온다

2018, 밤에 대하여

by enby




빛은 밤에서 온다

감은 눈과 마음을 밝히는 시간

어둠이 번지면 기억이 난다



잠들지 못하고 외로운 자를 위해 그는

천지의 하늘에 어둠을 걸었다

또 달을 시켜 그 곁을 지키고



생각의 늪에 빠진 이들에게는

헤어나기 힘든 하강을 주는 대신

간절한 한줄기 별빛을 선물했다



어리고 늙은 모든 아이가 잠든

머리맡 창문에 걸터앉아

꿈을 꾸어 아침을 기대하게 했다


고요의 마법이 시작되는 시간

잠든 얼굴에 생기가 오르고

달뜬 환상에 볼이 붉은 아이는 어여쁘다


폭신한 배게와 젖은 구석의 기억을 싣고

작고 노란 바퀴를 굴려 간다

거대한 발톱도 달 별 낯익은 얼굴과 함께


매일 밤 태고의 언덕을 넘으며

아이는 울고 또 웃은 채 다시 나고

다음날 해를 맞이할 누군가가 된다


끝이 시작이 되는 시간

밝음이 몰려올 즈음이면

어둠은 이미 저 뒤편에 건너고



아침의 자리에 깨어난 아이들은

바삐 별과 달의 꿈에서 달아난다

너털 웃음을 웃으며 잠드는 밤



찬란한 마법과 환희의 기억

결코 만나지 못할 잠든 아이의 얼굴과 꿈 이것은

옛 동화처럼 다시 가벼이 잊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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