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공원의 남자
우리는 모두 작은 꽃
큰 꽃으로 피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
공원의 좁은 난간에 기대 몸을 쉬이는 한 중년의 남자. 원랜 누구도 머물지 않을 그곳,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 왠지 편해 보였다. 비록 조금 굽은 등과 마른 몸, 꽤 그을린 피부 그리고 구깃한 모자가 세상이 그에게 지운 무게를 나타낸다 하더라도. 스스로를 타인으로부터 자유롭게 한 표정은 평온했다. 우리는 때로 불편하지 않기 위해 편안함을 버린다. 세상의 기준이 주는 안온함에 숨어 그것이 편안함이라고 믿곤 한다.
빛 내리는 공원에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온다. 나도 그 모습에 흡족해 오늘 산책은 이것으로 됐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