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다림에 대하여
저 멀리 몰려오는 구름처럼 마음엔 연기가 가득했다
찌푸렸는지 뭉실뭉실한지 알 수 없는 그것으로 인해
흡족하고 때론 서늘했으며 대체로 막막했다
한차례 비가 온 후 맑으면 등을 보이고 누워 꿉꿉한 몸을 말렸다
전부 가진 것만 같은 날이 있었다
너를 안고 있으면 이번 생은 다 된 것만 같이
허나 비웃듯 열띤 밤이 남긴 것은
텅 빈 나무에 갇힌 날갯짓과 길고 긴 계절
보이지 않는 이끼의 잎처럼 빼곡하고 아득했다
너머에 올 것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기꺼이 전부를 걸었고
무모함이란 가장 인간다운 선택이었다
볕 아래 희어지지 않을 몸을 뉘었다
기약 없이 그러나 언제라도 끝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