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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by Jun 25. 2019

장마

2019, 기다림에 대하여




저 멀리 몰려오는 구름처럼 마음엔 연기가 가득했다

찌푸렸는지 뭉실뭉실한지 알 수 없는 그것으로 인해

흡족하고 때론 서늘했으며 대체로 막막했다

한차례 비가 온 후 맑으면 등을 보이고 누워 꿉꿉한 몸을 말렸다


전부 가진 것만 같은 날이 있었다

너를 안고 있으면 이번 생은 다 된 것만 같이

허나 비웃듯 열띤 밤이 남긴 것은

텅 빈 나무에 갇힌 날갯짓과 길고 긴 계절

보이지 않는 이끼의 잎처럼 빼곡하고 아득했다


너머에 올 것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기꺼이 전부를 걸었고

무모함이란 가장 인간다운 선택이었다

볕 아래 희어지지 않을 몸을 뉘었다

기약 없이 그러나 언제라도 끝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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