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게 나쁜 건가요?

아이의 화 다스리기

by 신운선

“우리 애가 화를 참지 못하고 문을 발로 걷어차는 거예요.”

한 양육자가 아이의 행동에 놀라 말합니다. 아이에게 “화내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니 참으라”라고 가르쳤는데, 아이가 화를 못 참고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지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화는 참는 게 좋을까요? 화를 내는 것은 잘못된 행동일까요?


▶ ‘화’에 대한 오해와 이해

‘화’는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화내는 건 나쁜 거라고 배우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화내지 말라고 가르치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화내는 것보다는 참는 걸 미덕으로 여기다 보니 화가 억압이 되어 병이 된 ‘화병’이 우리나라에만 있기도 하죠.


하지만 ‘화’는 기쁨과 슬픔의 감정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필요해서 들어온 소중한 감정입니다. 화가 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에 무조건 참아서 사라지거나 해결되는 감정이 아닌 것이죠.

▶ ‘화’의 세 가지 속성


첫째, ‘화’는 1차 감정이라기보다 2차 감정입니다. 1차 감정은 좀 더 근본적인 감정으로 ‘슬픔, 절망, 상실감, 불안, 외로움, 걱정’ 등의 감정입니다. 이러한 감정이 쌓여 ‘화’로 바뀝니다. 양육자가 동생만 예뻐해서 상실감을 느낀 형이 동생에게 화내고, 양육자의 싸움에 불안한 아이는 친구에게 화풀이합니다. 1차 감정이 아니라 2차 감정입니다. 따라서 ‘화’를 이해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1차 감정이 무엇인지를 헤아려야 합니다.

<다들 왜 화가 난 걸까?(데이비드 맥키 저|키다리)> 에서는 많은 이가 화의 원인과 다르게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의 근원을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둘째, ‘화’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줍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람마다 달라서 자기의 영역이 침범당하면 화내는 이가 있고 무시당한다고 느낄 때 화내는 이도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이나 욕구, 기대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이 좌절될 때 화가 납니다.


셋째, ‘화’의 핵심은 상대를 위협하여 나를 보호하려는데 있습니다. ‘화’를 냄으로써 나를 만만하게 보지 않도록 해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려는 감정입니다. 대부분 한쪽이 다른 쪽에 굴복하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화’는 나의 힘든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입니다.

▶ ‘화’를 못 내는 이를 위한 조언

화내는 것을 주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화를 내면 품위가 손상된다거나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는 생각으로, 혹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 등으로 화를 참는 것이죠. 그러한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첫째, 화내는 것이 나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분노의 목적은 나에게 더 집중하게 하고 나를 존중하도록 하기 위함이니까요. ‘화’는 나를 더 비중 있는 사람으로 만들고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방관하지 않게 만드는 감정입니다.


둘째, 화나는 것을 정당한 감정으로 받아들이세요. 직접적인 말로 표현하는 것이 힘들다면 비언어적인 표현을 해보세요. 표정이나 몸의 자세, 혹은 목소리 세기 등으로 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불화까지 두려워 화를 참게 되면 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병으로 쌓이게 됩니다.


셋째, 너무 빨리 화해를 받아들이지 마세요. 화를 잘 못 내는 분들은 화를 내자마자 후회를 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상대가 나의 분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관계에는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내 표현이 걱정된다면 믿을 수 있는 이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것도 방법입니다.


대부분 화를 잘 못 내는 분들은 자신이 괴롭고, 화를 자주 내는 분들은 타인을 괴롭히게 됩니다. 지나칠 경우 폭력이 됩니다. 화가 나는 대로 성질을 부린다면 실수가 잦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해칩니다. 뇌졸중이나 심장병, 알코올 중독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고요.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방해합니다.


대부분 화를 잘 못 내는 분들은 자신이 괴롭고, 화를 자주 내는 분들은 타인을 괴롭히게 됩니다. 지나칠 경우 폭력이 됩니다. 화가 나는 대로 성질을 부린다면 실수가 잦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해칩니다. 뇌졸중이나 심장병, 알코올 중독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고요.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방해합니다.

<앵그리맨>에는 화가 지나쳐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가 나온다. 이 책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가족들의 행동과 심리를 보여주면서 감당할 수 없는 폭력에는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한다.

어른들에게도 분노 감정은 다스리기 힘든 감정인데요. 아이들은 분노 감정에 더 취약합니다. 양육자는 ‘화’가 난 아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 아이의 ‘화’를 다스리는 방법


첫째, 1차 감정을 헤아려 감정을 받아주기

아이가 심하게 화가 났을 때는 훈육하려 들거나 다그치기보다 1차 감정을 헤아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적으로 혼란 상태에 빠진 아이는 논리적인 설득이 통하지 않으며, 많은 감정은 일시적이기 때문이죠.


“내가 쌓은 성을 망가트렸어”라며 화가 난 아이에게 “누가 먼저 망가트렸니?(추궁)” “다시 쌓으면 되지(충고)”의 말보다는 “성이 망가져서 정말 속상하겠구나(1차 감정을 읽어주는 말)”하고 반응하는 것이죠.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은 아이는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이는 감정 관리의 첫걸음이 됩니다.


둘째,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어주기

어린아이는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때론 말도 안 되는 고집을 피웁니다. 양육자가 아이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다그치거나 화를 내면 아이는 양육자의 말을 따르면서도 내면의 불안과 공포는 커집니다.


이때 “혼자서도 놀 수 있는 게 많단다. 블록을 맞추거나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 “심부름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모험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처럼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말 표현을 해주세요.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을 때 갈등은 줄어듭니다.


셋째, 사람을 탓하는 말보다 행동을 탓하는 말로 훈육하기

아이는 양육자가 다그칠수록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합니다. 자신이 양육자로부터 위협받는다고 여겨 자기 방어의 목적으로 화를 냅니다. 아이의 긍정적인 반응을 원한다면 위협적인 말보다는 행동을 탓하는 말로 훈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주에도 게으름을 피우더니 오늘도 또 그러는구나”라고 인격을 비난하고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 경우 아이는 적개심만 생깁니다. 그보다는 “아직도 옷을 안 입고 있으면 셔틀을 놓칠 수 있어”라고 현재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책 <성질 좀 부리지 마, 닐슨(자카리아 오호라 저|소원나무)>은 고릴라 닐슨과 아멜라를 통해 화가 날 때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아이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

넷째, 짜증 요인을 줄이고 좋아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 선택하기

아이를 짜증 나게 하는 상황과 기분 좋게 하는 것을 살펴서 기분 좋게 하는 것을 자주 선택하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졸리거나 배고플 때 짜증을 낸다면 우선 충분히 재우고 배부르게 해야겠죠. 아이가 목욕이나 인형놀이를 좋아한다면 그러한 것을 자주 선택하는 게 좋고요. 신체 활동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몸을 움직여 놀 수 있도록 해야겠죠. 소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이라면, 아이의 것을 다른 이에게 양보하라고 강요하지 않아야 하고요. 양육자가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여 존중할 때 아이의 화는 줄어듭니다.


양육자가 ‘화’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영향을 받습니다. 여러분은 언제 화가 나고 화가 날 때 어떤 행동을 하나요? 우리 모두가 화가 날 때 더 나은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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