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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운선 May 20. 2024

편독하는 아이를 위한 3가지 솔루션

편독하는 아이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우리 애는 공주 나오는 이야기만 읽으려고 해요.”

“자동차나 로봇이 나오는 책은 좋아하는데 이야기책은 싫어해요.”

4살 전후만 되어도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 생기며 자기주장을 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책 또한 뚜렷해지죠. 이때 한 가지 분야에 치우쳐서 책을 읽는 것을 ‘편독’이라고 합니다.    

  

▶ 편독나쁘기만 할까요?

‘편독’은 흥미 있는 책만 읽는 행동적 특성으로 기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보이는 현상입니다. 편독하는 아이들은 조금 어려운 책이라도 흥미 있는 책이면 척척 읽어내곤 하는데요. 이런 점은 아이가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하여 독서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편독’은 한 분야를 깊이 있게 탐색하게 하여 탐구심과 집중력을 키워 주기도 합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로 만들죠. 과학 분야만 읽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과학에 대한 지력은 뛰어나게 되고 동물에 관한 책을 좋아하여 그 분야의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동물 박사가 되기도 합니다. 한 분야게 깊이 빠져본 아이는 몰입의 힘과 즐거움을 경험하기도 하고 구석구석 탐색하는 방법에 대해 자연스럽게 체득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은 다른 분야로 흥미가 옮겨가 독서를 할 때 잘 읽어낼 수 있는 힘을 갖게 합니다.     


그래도 편독만 하게 해서는 안 되는 이유     

하지만 탄수화물이 우리 몸에 필요하다고 탄수화물만 먹는다면 건강할 수 없겠죠? ‘편독’도 비슷해서 지나칠 경우 정신의 고른 발달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당근을 먹기 싫어하면 당근을 잘게 썰거나 다른 음식과 섞어서, 요리 방법을 달리해서 먹이려는 게 양육자의 마음인데요. 책도 마찬가지로 아이가 싫어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책이라면 다양한 방법으로 권해줘야 합니다.       


▶ 편독을 예방하기 가장 좋은 방법      

일차적으로 아이의 편독을 예방하기 위한 열쇠는 양육자님이 쥐고 있습니다. 유아기에는 책을 사거나 읽어주는 것, 모두 양육자의 선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양육자가 아이를 기준으로 책을 고르지 않고 자신을 기준으로 책을 골라 그것만 읽어줄 경우 아이도 편독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책을 고를 때 자기도 모르게 개입되는 양육자의 성향과 주관을 알아채어 편파적으로 책을 선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어려서 여러 음식을 맛본 아이가 커서도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처럼, 책과 처음 만나는 유아기에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도록 양육자가 관심을 기울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편독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환상 그림책이나 정보 그림책, 여러 나라의 옛이야기나 우화, 유아의 생활을 다룬 그림책 등 다양한 종류의 책과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선택해 주세요. 그림책에는 사물이나 동식물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돌이나 나무 등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는 유아의 사고 특징에 알맞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연에서 노는 직접 경험은 관련 책 읽기의 흥미를 높여주고 이해를 깊게 해 줍니다. 직•간접의 경험이 다양할수록 아이는 다양한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 사례로 살펴보는 편독 솔루션 3

<사례 1> 5살 남아인데 이야기책을 지루해하고 정보책만 보려고 해요. 특히 동물이 나오는 책을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공룡에 푹 빠졌어요.     


방법 1. 흥미를 고려하여 장르 바꾸기  

아이들 성향이나 직•간접의 경험에 따라 편독의 성향은 달라지는데요. 일반적으로 지적 호기심이 큰 아이들은 문학보다는 정보책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문학은 정보책보다 지적 호기심을 즉각적으로 채우지는 못하므로 지루해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정보 책에는 문학이 주는 상상력과 감수성, 재미나 감동 등의 가치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서 및 사고력의 고른 발달을 위해서라도 이야기책을 좋아하게 만들면 좋겠죠. 


아이는 이미 책을 좋아하므로 양육자는 아이의 편독을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나무라기보다는 흥미를 살펴서 장르를 바꾸어 책을 선택해 주면 좋습니다. 아이의 흥미를 고려해 장르를 바꾸어 주어 이야기 글도 재미있다는 경험을 갖게 해 주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 등의 동물이 주인공인 이야기책을 선택하는 것이죠. “어? 여기 봐. ○○이가 좋아하는 티라노사우르스다. 티라노사우르스가 왜 바닷가에 갔지?”라며 아이의 흥미를 돋우는 양육자님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함께 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100개의 달과 아이 공룡(이덕화 저|스콜라)>은 아기 공룡의 식탐과 거짓말 때문에 생긴 두려움을 해소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사례 2> 6살 여아인데 읽었던 책만 자꾸 가져와요. 다른 책을 읽어주고 싶은데 아이는 새로운 책에는 관심이 없어 보여요.      


방법 2. 낯선 분야의 책은 쉽게 나온 책으로 골라주기

아이가 특정 책을 반복해서 읽으려는 것은 그 책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그 책이 아닌 다른 책에도 관심을 갖게 하려면 왜 그 책에 빠졌는지 알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쿵덕쿵덕” “달랑달랑” 등의 반복되는 언어에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주인공의 익살스러운 모습에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 화려하고 밝은 색감이 좋을 수도 있겠죠.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좋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아이가 책의 어느 부분을 좋아하는지 살펴서 그와 비슷한 책을 선택해 줄 수 있습니다. 바로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아이의 관심이 옮겨가게 될 것입니다.


만약 아이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아이가 영 좋아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면 해당 분야에 대해 최대한 쉽게 나온 책을 골라 주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책을 싫어하는 이유는 책 내용이 어렵고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과학 등의 정보 책을 읽히고 싶은데 아이가 싫어한다면 과학 동화로 나온 책이나 글보다는 그림에 내용을 담아 쉽고 재미있게 전달되는 책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연못 이야기(조이스 시드먼 글|베키 프랜지 그림|웅진주니어)>는 사계절에 걸쳐 연못에 사는 생물들의 다양한 삶을 열한 편의 즐거운 노래(시)로 전한다.

<사례 3> 아이가 편독이 되지 않도록 다양한 책을 골고루 읽어줬는데요. 얼마 전부터 선호하는 책이 생겼어요. 아이가 관심 없어하는 책을 읽힐 방법이 없을까요?     


방법 3. 물리적 환경 구성하기 

양육자가 책을 골고루 읽어 줬다고 해도 아이도 커나가면서 자신의 취향이 생기고 더 관심 가는 분야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선호하는 책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이때 간단한 놀이나 규칙을 활용해 편독이 굳어지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가 읽은 책은 모두가 알아볼 수 있게 표시를 해두고 안 읽은 책을 꺼내오게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읽은 책 등에 스티커 붙이기가 있습니다. “엄마가 읽어 준 책에는 별 모양 스티커, 아빠가 읽어 준 책에는 하트 모양 스티커” 등으로 정하고 아이가 다 읽은 책 등에 스티커를 붙이게 하는 것이죠. 


이때 스티커의 모양이나 색깔을 아이가 정하고 붙이게 하면 아이에게 책 읽고 스티커 붙이기는 놀이가 됩니다. 혹은 “우리 ○○이가 읽은 책은 뒤집어 꽂아 놓자. 바로 꽂아 있는 책은 안 읽은 책이야. 그중에 골라보렴” 하며 읽지 않은 책을 스스로 고르게끔 하는 것도 좋습니다. 양육자는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책 사이에 꽂아두어 아이 스스로 빼오게 유도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책을 스스로 선택하게 함으로써 아이의 책 읽기는 능동적인 활동이 됩니다. 스티커를 붙이거나 뒤집어 꽂은 책이 많아질수록 아이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유아기의 독서의 핵심은 “책의 즐거움”을 아는 것입니다. 양육자님과 함께 책을 읽는 과정에서 아이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는 것이죠. 다양한 이야기에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책 읽어주기를 시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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