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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운선 Aug 26. 2024

갈등을 다룬 그림책 읽기의 효과

갈등을 감당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갈등이란 “칡과 등나무”라는 뜻으로, 칡과 등나무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것과 같이 서로 다른 욕구를 가진 사람들 사이의 충돌을 말합니다. 누구나가 살아가면서 겪는 일이에요. 


아이도 갈등을 경험합니다. 그러한 갈등에서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데 서툴고 다른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데요. 발달 특성상 자기중심성이 강해 자신의 욕구만을 만족시킬 방법을 찾기도 합니다. 


이때 아이가 갈등을 바람직한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주변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양육자나 교사는 아이가 당면한 갈등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텐데요.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는 ①공감 능력 ②표현력 ③도덕적 판단능력 ④공유적 리더십 등이 길러져 친사회적인 행동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 무엇보다 효과적인 것은 양육자가 모범을 보여 모델링이 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갈등을 다룬 그림책 읽기입니다. 


갈등을 다룬 그림책은 갈등의 원인과 과정,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에게 간접 갈등 경험이 됩니다. 주인공에 공감을 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하죠. 조망능력(자기와 타인 사이의 상호관계를 타인의 눈을 통해 보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여러 상황을 간접 체험하게 하는 것이죠.     


갈등을 다룬 그림책을 읽으면 이런 점이 좋아요     


첫째 공감능력의 향상

공감은 상대의 입장과 감정을 이해하고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공감 능력이 클수록 다른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되어 슬픔, 화, 불안 등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타인의 입장을 공감할수록 갈등도 줄어들죠. 책 읽기는 끊임없이 인물이나 사건에 공감해 나가는 과정으로 나와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의 자기중심성을 감소시켜 갈등 해결에 도움을 줍니다.     


둘째 표현력의 발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권리와 존중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하고 표현기술의 부족과 비합리적인 사고 등으로 자기표현을 어려워하죠. 이때 그림책 속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 표현 방법을 배우게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는 과정에서도 표현 능력이 향상됩니다.     


셋째 도덕적 판단력 향상 

도덕성 발달에 대한 대표적인 심리학자인 콜버그는 도덕성 발달을 위해 딜레마 상황에 대한 토의 토론을 강조합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바람직한 해결 방법을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대부분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갈등과 선택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아이에게 더 바람직한 판단을 하도록 이끄는 본보기가 됩니다.

       

넷째 공유적 리더십의 발달 

공유적 리더십은 21세기가 추구하는 인재의 조건입니다. 아이가 획득해야 하는 리더십은 아이가 속한 유치원이나 학교에 잘 적응하고 또래들과 협동하며 역할과 책임을 나눌 줄 아는 것입니다. 이것은 조망능력과 표현력, 공감능력 등이 발달하면서 길러지는데요. 유치원이나 학교를 배경으로 교사나 친구와의 갈등을 다룬 그림책 읽기가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줍니다.       


아이들의 갈등을 보여주는 그림책     


첫째장난이 괴롭힘이 될 때 <잘했어쌍둥이 장갑>

<잘했어, 쌍둥이 장갑(유설화 저|책읽는곰)>중 한 장면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니면서 규칙을 지켜야 하고 다양한 친구와 어울리며 갈등이 생깁니다. 규칙 지키기가 어렵고 친구가 말썽꾸러기면 괴롭죠. 때로 저도 모르게 말썽을 피우기도 하고요. 


<잘했어, 쌍둥이 장갑>에는 온종일 장난을 치는 쌍둥이 장갑이 나옵니다. 고무장갑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주방장갑의 급식을 뺏어 먹습니다. 참다못한 친구들은 쌍둥이 장갑에게 절교를 선언하고요. 쌍둥이 장갑은 둘만 놀아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자꾸 싸우게 되네요. 다 같이 어울려 노는 게 더 좋아 보입니다. 비로소 쌍둥이 장갑은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 애쓰게 됩니다.


익살맞은 그림은 이야기를 한껏 즐겁게 만드는데요. 장난이 괴롭힘이 되는 상황과 갈등의 해결 과정을 유쾌하게 담았습니다.      


둘째병원에서 느끼는 두려움 <다음엔 너야>

<다음엔 너야(에른스트 얀들 글|노르만 융에 그림|비룡소)>중 한 장면

아이들은 발표 차례를 기다리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기 전에 갈등을 많이 느낍니다. 특히 병원을 가기 싫어하죠. ‘볼로냐 라가치 상’과 ‘독일 룩스 상’ 수상작인 <다음엔 너야>는 진료받기 직전 아이들의 두려움과 그 해소 과정을 보여줍니다.


문 앞에 다섯 친구가 나란히 앉아있습니다. 조금씩 망가진 장난감들입니다. 문이 열리고 장난감들은 차례로 방에 들어갔다 나오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 인형의 불안은 커져만 갑니다.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땐 눈물까지 찔끔 흘리죠. 하지만 그림을 살펴보면 한쪽 바퀴가 없는 장난감은 양쪽 바퀴를 달고서 나오고 눈과 팔이 불편한 곰돌이도 건강한 몸으로 나옵니다. 


단순한 글과 장난감의 표정 변화는 진료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두려움을 잘 보여주는데요. 마지막 장면에서 환하게 웃는 의사 선생님을 보면 저절로 안심이 됩니다. 진료실은 무서운 곳이 아니라 희망의 공간임을 알게 되죠.       


셋째갈등 상황에서 말하기 <또박또박 말해요>

<또박또박 말해요(줄리아 도널드슨 글|카렌 조지 그림|살림어린이)>중 한 장면

아이들은 갈등 상황이 되면 생각이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기보다는 떼를 쓰고 울거나 아예 말을 못 하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우물쭈물하는 것이죠. <또박또박 말해요>는 ‘네슬레 스마티스 상’ 수상 작가 줄리아 도널드슨과 영국 대형 서점 워터스톤 선정 ‘최고의 일러스트 상’을 수상한 카렌 조지가 말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어느 날 프레디는 요정을 도와주게 됩니다. 요정은 고맙다며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는데요. 프레디의 소원은 강아지가 갖고 싶기도 하고 해적이 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강아지 대신 물고기가 나타나고 해적 대신 농부가 됩니다. 소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둘은 갈등이 생기는데요. 그때 여왕 요정이 나타나 갈등 해결의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것은 바로 웅얼거리지 말고, 말하면서 등을 돌리거나 입을 가리지 않고, 또박또박 말하는 것이었죠. 


갈등 해결에서 중요한 것은 소통일 텐데요.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 모두 소통에 방해가 됩니다. 자기표현이 서툰 아이들에게 생각과 느낌을 또박또박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아이는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공격 행동을 보이거나 의기소침해져 적응에 문제가 생깁니다.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경험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발달시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아이가 가정에서 느끼는 갈등의 해결 경험이 중요합니다. 크고 작은 갈등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양육자님이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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