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 세 가지 방법
훈육의 한자는 “가르칠 훈(訓)+기를 육(育)”으로 사전적 정의는 “품성이나 도덕 따위를 가르쳐 기름”입니다. 아이가 잘 못했을 때 단순히 혼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규제나 학교의 규율과 같이 사회에서 요청하는 행위나 습관을 형성시키고 바람직한 인격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교육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훈육은 내용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요. 다음 상황에서 어떻게 훈육하면 좋을지 생각하며 나의 훈육방법을 체크해 보세요.
만약 아이가 이를 닦지 않으려고 한다면 나의 반응은?
① 당장 이를 닦지 않으면 벌 설 줄 알아!
② 이를 닦기 싫으면 안 해도 괜찮아.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③ 지금 닦아도 되고 숙제를 한 뒤 닦아도 돼. 엄마가 닦아줄 수도 있고 네가 직접 해도 괜찮아. 어떻게 할래?
①은 체벌로 가르치려는 “처벌적 훈육”입니다. 아이에게 육체적 고통을 줌으로써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억제하려는 것을 말하죠. 이 방법은 아이가 주체적으로 좋은 행동을 선택하기보다는 체벌이라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행동을 결정하게 되어 교육적 효과가 없습니다. 공격성과 불안이 증가되어 분노 조절을 못하고 침울한 성격의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문제해결의 방법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배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②는 아이에게 양육자의 요구는 최소로 하며 아이의 요구에 대해서는 최대한 허용하며 가르치는 “허용적 훈육”입니다. 이 경우 양육자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행동의 한계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는 적절한 한계선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을 배우지 못합니다. 양육자의 일관성 없는 피드백과 지나친 허용으로 아이는 통제력과 자제력이 부족하여 문제 행동이 증가합니다. 으스대기 좋아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독립성과 성취가 낮은 아이로 자랍니다.
③은 사회적 상황과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한계를 설정하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효과적 훈육”입니다. 이 훈육은 안전하게 행동하기, 타인을 배려하기 등 꼭 가르쳐야 할 행동을 가르칠 때 아이가 해야 할 것은 하게 하되, 실행 방법은 제한된 선택권을 주어 아이의 자율성을 기르게 합니다. 훈육에 단호함과 부드러움 둘 다 있기에 꼭 지켜야 할 행동은 하게 하면서도 양육자와의 관계를 좋게 합니다. 효과적 훈육을 받고 자란 아이는 자기 조절을 잘하고 사회적 능력이 뛰어납니다. 학업 성취도도 높습니다.
이러한 훈육은 “아이의 행동의 위험 수준”을 고려하여 방법을 달리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뜨거운 다리미를 만지려고 할 때 당장 못하게 해야지 아이에게 제한된 선택권을 주며 훈육할 새가 없는 것이죠.
첫째, 위험한 행동 -> 즉시 멈춤
아이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든다면 아이를 안거나 손을 잡아 제지시켜야 합니다. 아이의 생명과 관련된 안전 및 위생에 관한 것 등에 문제를 보일 때는 즉시 단호하게 멈추게 합니다.
둘째, 관계를 해치는 행동 -> 제한된 선택권 주기
아이가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는데도 아이의 기가 죽을 까봐, 혹은 야단을 치는 양육자와 관계가 나빠질까 봐 내버려 두는 건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배울 기회를 박탈하고 사회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소리를 지른다면 도서관에서 조용히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세요. “조용히 하기vs밖에서 소리 지르기”의 제한된 선택권을 주어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선택하게 해 주세요.
셋째, 그 밖의 행동 -> 허용하고 지켜보기
양육자가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른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의 많은 행동을 잘못이라고 판단하여 통제하려 들기 쉽습니다. 어린아이는 호기심이 많아 산만하기 쉽고 집중력이 짧아 과제를 한 번에 끝내는 걸 어려워합니다. 이러한 점은 문제 행동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아동의 발달은 연령이나 개인에 따라 다르므로 무조건 통제하고 제한하기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지켜봐 주세요. 아이가 문구점에서 많은 문구를 사려고 한다면 무조건 타박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과 집에 있는 것을 상기시켜 스스로 살 것을 조절하도록 지도해 주세요.
그림책 속 상황을 아이의 생활과 연결하여 이야기 나누면 자연스럽게 훈육의 효과가 있습니다. 그림책을 함께 보며 아이가 좋은 습관을 형성하도록 이끌어 주세요.
첫째, 다 쓴 용품 처리법 <하찮은 물건들의 졸업식>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영우는 사용하지 않지만 버리지도 못하는 물건을 갖고 있습니다. 그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하찮은 물건들의 졸업식”을 여는데요. 졸업식에는 포클레인 붕붕카, 작아서 입지 못하는 옷 등이 참석합니다.
그림은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주어 작은 물건 하나에도 정이 들어 버리지 못하는 영우의 마음을 엿보는 듯합니다. 영우와 엄마가 물건을 정리하는 현실 장면과 물건이 목소리를 내는 판타지 장면은 졸업을 하게 될 물건이 누가 될지 호기심을 북돋는데요. 물건의 졸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영우는 추억과 함께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게 됩니다. 가족이 함께 영우처럼 졸업시킬 물건을 정해보며 추억을 나누고 물건 정리를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둘째, 사소한 말 한마디의 힘 <미움아, 안녕!>
아이는 또래와 어울리며 친구가 밉기도 하고 미움을 받기도 해 괴롭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미움”은 점점 커져 친구 사이를 멀어지게 하네요. 어떻게 해야 미움이 사라질까요? 이 그림책은 사소한 일에 감정이 상했다가도 다정한 말 한마디에 웃는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미움”은 괴팍하고 귀여운 몬스터 캐릭터로 또래 사이를 오가며 변신합니다. “미움”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데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어느 때 미운 마음이 드는지, 친구와 잘 지내기 위한 말 한마디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셋째, 끝없이 마음을 쓰는 엄마들에게 <엄마가 그랬어>
이 그림책은 아이가 캠프를 떠나기 전 준비물을 챙기는 상황을 통해 엄마와 아이의 엇갈리는 입장을 보여줍니다. 글과 그림이 일치하지 않아 그림책 읽는 재미를 더하는데요.
글만 읽으면 엄마는 꼼꼼하게 준비물을 챙겨주며 끊임없이 지시하고 아이는 알겠다고 대답하여 수긍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간결한 선과 색으로 표현한 그림을 보면 아이의 행동은 대답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엄마의 뜻과 상관없이 제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네요. 그림책은 아이를 걱정하는 양육자들에게 아이를 믿어주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양육자는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며 아이가 더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훈육을 합니다. 그런데 훈육을 잘 못하면 잔소리나 폭력이 됩니다. 혹시나 나의 훈육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며 더 나은 훈육 방법을 연구하면 좋겠습니다.